[ATP 2016 결산]'세계 1위 등극' 머레이, 만년 2인자 꼬리표 떼다

박준용 2016. 11. 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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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으로 연말 세계 1위를 확정 지은 머레이.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지난 1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ATP가 월드투어 파이널을 끝으로 2016년 시즌 막을 내렸다.
앤디 머레이(영국, 1위)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2위)가 시즌 막판까지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 그동안 세계 테니스를 주름잡은 로저 페더러(스위스, 16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 9위)의 몰락, 후안 마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38위)의 화려한 컴백 그리고 라이징 스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4위)와 보르나 코리치(크로아티아, 48위)의 활약 등 올 시즌에는 볼거리가 풍성했다.
올 시즌 코트를 뜨겁게 달군 핫이슈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글 싣는 순서]
1. ‘英 최초 세계 1위’ 머레이, 만년 2인자 꼬리표 떼다
2. 페더러와 나달의 피할 수 없었던 몰락
3. 라이징 스타, 차세대 황제를 꿈꾸다
4. 델 포트로의 화려한 귀환
5. 정현의 아쉬웠던 부진과 복귀… 뒤를 쫓는 이덕희
[테니스코리아= 박준용 기자]올 시즌 ATP에서 가장 큰 핫이슈는 바로 앤디 머레이(영국)의 세게 1위 등극이다.
11월 7일에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머레이는 조코비치를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세계 1위에 등극하는 영광을 누렸다. 1973년 컴퓨터 랭킹이 도입된 후 영국 선수가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남녀 통틀어 머레이가 최초다. 또 29세 머레이는 1974년 존 뉴컴(호주, 당시 30세) 이후 최고령으로 처음 세계 1위에 등극한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머레이가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009년 8월 처음으로 세계 2위에 오른 머레이는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등에게 밀려 세계 1위는 높은 벽이었다. 지금이야 페더러와 나달이 노쇠화와 부상으로 빅4에서 이탈했지만 그의 앞에는 항상 29세 동갑내기 조코비치가 있었다.
지난 1월 호주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와 맞대결을 펼친 머레이는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후 무투아마드리드오픈과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도 조코비치에게 패하는 등 랭킹 포인트 차이를 좀처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윔블던을 기점으로 전세가 역전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코비치가 32강에서 당시 41위 샘 퀘리(미국)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머레이는 승승장구하며 3년 만에 대회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머레이는 걷잡을 수 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리우올림픽에서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고 차이나오픈, 상하이마스터스, 에르스테뱅크오픈에서 우승을 휩쓸며 세계 1위 조코비치를 바짝 추격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손목과 발가락 부상으로 주춤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ATP투어 1000시리즈 BNP파리바마스터스에서 4강에 진출한 머레이가 8강 탈락한 조코비치를 밀어내고 드디어 세계 1위에 올랐다. 또 머레이는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첫 세계 1위 등극을 자축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머레이가 세계 1위에 오르는데 운이 따랐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머레이가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조코비치가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면서 결승 문턱에도 가지 못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만약, 조코비치가 정상 컨디션으로 결승에서 머레이와 맞대결을 펼쳤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올해 윔블던에서 3년 만에 대회 우승을 차지한 머레이.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이어서 열린 시즌 왕중왕전 ATP월드투어 파이널은 연말 세계 1위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무대였다. 예상대로 머레이와 조코비치가 결승에 올랐고 머레이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머레이가 운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면 실력으로 조코비치를 꺾고 세계 1위를 수성한 것이다. 여기에 머레이의 친형 제이미도 세계 복식 1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세계 남자 테니스 최초로 형제가 동시에 단복식 세계 1위를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머레이에게 중요한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5월 10년간 교제한 여자친구 킴 시어스와 결혼한 머레이는 올해 2월 딸 소피아를 얻었다. 윔블던 우승 후 머레이는 딸이 자신의 테니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소피아가 태어난 후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테니스를 심각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테니스를 잠시 잊을 수 있다. 또 내가 더 열심히 훈련하고 승리하는 원동력이 된다. 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또 머레이는 지난 6월 2년간 함께한 아밀리에 모레스모(프랑스) 코치와 결별하고 과거의 스승 이반 렌들(미국)을 재영입했다. 그 배경에는 아마도 머레이가 조코비치를 넘기 위해서는 모레스모의 지도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모레스모는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더 이상 머레이를 지도할 여력도 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약 2년 동안 렌들과 함께 했던 머레이는 US오픈과 윔블던 우승 그리고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기량이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아버지라는 책임감과 렌들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머레이는 머레이는 올 시즌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17개 대회(데이비스컵 제외)에 출전해 자신의 역대 최다 우승 9차례를 차지했고 78승 9패, 승률 89.6%라는 놀라운 승률을 기록했다.
현재 머레이와 조코비치의 랭킹 포인트 차는 630점에 불과해 둘의 세계 1위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키려는 머레이와 탈환하려는 조코비치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내년 시즌을 더욱 흥미롭게 할 것이다.
글= 박준용 기자,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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