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전전하던 모지스, 이젠 첼시가 진짜 집이다

조남기 2016. 11. 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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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전전하던 모지스, 이젠 첼시가 진짜 집이다



(베스트 일레븐)

첼시 우측면 파수꾼 빅터 모지스가 비로소 팀 내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듯하다. 적지 않은 시간 임대를 전전한 탓에 그동안은 서류상 첼시 선수에 불과했지만, 이번 시즌 모지스는 대체할 수 없는 활약을 바탕으로 첼시 내에서 그만의 영역을 확실하게 점유했다. 이젠 엄연한 ‘첼시 맨’이 된 모지스다.

첼시는 27일(이하 한국 시각) 영국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벌어진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첼시는 전반 11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전반 45분 페드로, 후반 6분 빅토르 모지스의 골이 거푸 터져 값진 승리를 일궜다.

모지스는 이날 팀의 역전골을 완성했다. 측면을 돌파한 디에고 코스타는 반대편에서 빠르게 접근하던 모지스에게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건넸고, 모지스는 잠시나마 열린 박스 안 빈 공간에서 공격수다운 깔끔한 마무리로 이날 첼시가 토트넘의 골 망을 두 번째로 가르는 데 기여했다. 이로써 모지스는 이번 시즌 열네 경기(EFL 컵 포함)에 출장해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중이다.

사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지스가 이토록 꽃길을 걷게 될 거라 예상한 이는 적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위건에서 첼시로 넘어온 이래, 모지스는 첼시의 일원보다는 객의 입장에 가까웠다. 마음 편하게 첼시에 머무른 적이 없다는 뜻이다. 2013-2014시즌은 리버풀, 2014-2015시즌은 스토크 시티, 2015-2016시즌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를 갔다. 워낙 클럽을 옮겨 다녔기 때문에, 어느 클럽이 내 클럽인가라고 혼란이 일 법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더 블루스’의 지휘봉을 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모지스를 쓸만한 자원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임대 보내지 않는 방향을 택했다. 물론 콘테 감독도 시즌 초반부터 모지스를 적극 기용한 게 아니었다. 모지스는 EPL 5라운드 리버풀전까지 교체 자원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출전 시간을 모두 합쳐봐야 56분밖에 되질 않는다. 모지스로선 만족스러울 린 없었다.


하지만 첼시의 부진과 모지스의 반등이 절묘하게 맞물렸다. 첼시는 리버풀·아스널전 연패 이후 포메이션을 스리 백으로 본격 전향했는데 모지스는 그 첫 경기인 헐 시티전부터 선발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콘테 감독은 스리 백 포메이션에서 우측 윙백을 담당할 자원으로 모지스를 낙점했다.

이게 신의 한 수였다. 모지스는 물 만난 고기처럼 공수 양면을 오가며 활개를 쳤고, 콘테 감독도 모지스를 임대 보내지 않고 팀에 남긴 판단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받았다. 헐 시티전 이후, 모지스는 간밤 열렸던 토트넘전까지 모두 선발 출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콘테 감독 스리 백 전술의 최대 수혜자는 모지스다. 팀 차원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모지스 만큼 팀 내 입지 변동이 일어난 이는 없다. 그래서인지 모지스도 이젠 첼시를 ‘진정한 나의 집’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모지스는 경기 직후 영국 스포츠 매체 BT 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서, “골을 터트려 매우 기쁘다”라고 운을 뗀 뒤 “내가 첼시를 집으로 여긴다는 걸 느낀다. 이곳은 내 클럽이다.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콘테 감독 덕분에 기쁘다. 앞으로도 내 퍼포먼스를 유지하고 싶다”라고 스탬퍼드 브릿지가 이제야 집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현재 첼시 내엔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올라 아이나 혹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 등 모지스의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 있긴 하다. 그러나 흐름상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우측 윙백의 주인은 모지스일 공산이 크다. 그만큼 현재의 모지스는 전성기가 도래했다는 표현을 쓰는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모지스가 이번 시즌을 관통하며 우측면에서 버텨주는 만큼, 첼시의 상승 곡선도 더욱 길게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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