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원 3인방, 靑 업고 인사권 무기로 전횡
국가정보원에선 이명박·박근혜정부 약 9년간 처절한 권력암투가 불거졌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라인’을 찍어낸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청소 작업은 곧 ‘이명박 대 박근혜’ 라인의 혈투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제○국 추모 국장이 내부를 장악했다.
야권은 추 국장과 A지부장, B수사단장 등 ‘국정원 3인방’이 인사권을 장악하고 줄세우기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추 국장이 최씨 관련 정보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에게 비선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정원에 대한 최순실씨 개입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는 국정원 내 추 국장을 비롯한 ‘TK(대구·경북) 3인방’이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성토가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3인방이 국정원 내 주요 인사 라인을 장악한 채 TK 편중 인사를 펼친 게 아니냐고 집중 추궁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이들 3인방이 국정원 내부에서는 ‘3대 악마’라고 불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복수의 정보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정원의 3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는 청와대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급 이상 부처장은 청와대에서 각별히 신경쓴다고 한다. 국정원장이 이들에 대한 인사안을 마련하면 청와대에서 최종 ‘재가’를 하는 형식이다.
인사안은 내부 평가→인사 과정을 통해 결정된다. 그런데 한 정보위 관계자는 “3인방이 평가·인사 파트를 장악하면서 인사안을 좌지우지했다”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2014년부터 대공수사국장과 방첩국장 등 핵심 부서장의 TK 편중 인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특히 추 국장이 최씨 관련 정보를 고리로 청와대의 신임을 얻었다면 국정원 인사에 최씨 입김이 들어갔거나 승진 등을 위해 최씨 정보를 내부 직원들이 빼돌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야권 의원은 “남재준(현 72세), 이병기(현 69세) 전 국정원장 등 원로 인사들이 국정원 내 3인방과의 파워게임에서 사사건건 밀렸다”고 말했다. 정보위 관계자도 “3인방이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정치에 개입한 대가로 인사 전횡을 저질렀다면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들 감찰에 착수했지만 국내 정치 개입 여부 등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보위에선 A지부장처럼 2급 퇴직 후 1급으로 재취업한 이른바 ‘특례 발탁’이 이뤄진 사례가 원내에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정원 1급 이상에서 약 3분의 1이, 지부장 중 55%가 특례 발탁됐다는 게 국정원 측 설명이다.
국정원은 “인사 관련 사안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 내에는 3인방 중 원내 신임이 두터운 사람도 있어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차기 국회 정보위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야권은 추 국장 최측근인 C단장과 세종시 담당 D처장, E처장(정치), F처장(경제) 등 일명 ‘F4’의 최순실 게이트 개입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사정 당국 관계자도 “이들은 정부·정치·경제 분야를 통틀어 장악했다. 최씨의 기업 모금 활동 등을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강준구 문동성 권지혜 기자 eyes@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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