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부활.. 3개월만 빨랐어도

이순흥 기자 2016. 11. 2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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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 4관왕, 100m·1500m도 1위
기록도 올림픽 메달권.. 호주서 맹훈련한 효과

"(경기 후) 물 밖으로 못 나오겠더라. 기록을 보기가 두려웠다."

박태환(27)은 지난 8월 리우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내가 뛰었던 시대와 변화가 있는 것 같다"는 씁쓸한 소감을 남겼다. 그는 이 대회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를 포함해 단 한 종목도 결선에 오르지 못하며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박태환이 국제 무대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박태환은 19일 열린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일본 도쿄) 남자 자유형 100m, 1500m 결선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앞서 200m·400m 우승에 이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국제 대회에서 4관왕에 오른 건 2012년 6월 미국 샌타클래라 국제 그랑프리가 마지막이었다.

금메달 4개보다 의미 있는 건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이 쓴 기록들이다. 그는 지난 17일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16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는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은메달 기록인 채드 르 클로스(남아공)의 1분45초20보다 0.04초 앞선 기록이다.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당시에도 지금 같은 컨디션이었다면 올림픽 메달을 노려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19일 치른 자유형 100m 결선에서도 그는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48초42)보다 불과 0.15초 늦은 48초57에 레이스를 마쳤다. 쑨양이나 닝제타오(이상 중국), 하기노 고스케(일본) 등 강자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박태환의 성적이 후한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2008 베이징 자유형 400m)을 목에 걸며 기적을 쏘아 올렸던 박태환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불거진 '도핑 파문'으로 2년 가까운 공백기를 보냈다. 법적 투쟁을 거쳐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기대 이하 성적을 거뒀다.

박태환은 올림픽 이후 호주에서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전국체육대회에서 2관왕(자유형 200m·400m)에 오르며 기지개를 켰다. 박태환의 옛 스승인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은 "서른을 넘긴 마이클 펠프스도 올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기량과 잠재력을 고려하면 박태환도 얼마든지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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