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기독교도 자카르타 주지사, '신성모독' 논란 끝 법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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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이슬람 세력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의 신성모독 논란이 결국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지난 4일 이슬람수호전선(FPI) 등 강경 이슬람 단체 주도로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린 집회에는 10만 명이 넘는 무슬림이 모여 아혹 주지사에 대한 처벌을 주장했고, 이 중 일부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해 시위대 한 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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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이슬람 세력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의 신성모독 논란이 결국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16일 바수키 차햐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를 신성모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아리 도노 인도네시아 경찰청 형사수사국장은 "오랜 논의 끝에 공개재판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혹 주지사는 지난 9월 27일 자카르타 인근 플라우 스리부 리젠시(군·郡)에서 대중 연설을 하면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언급했다가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그는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코란 5장 51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속았다면 내게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슬람 강경파는 아혹 주지사가 코란 자체를 부정했다고 주장했고, 그가 "코란 5장 51절에 속지 말라"고 말한 것처럼 조작된 영상이 급격히 유포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올해 3월 59%에 달했던 아혹 주지사의 지지율은 현재 25%까지 떨어졌다.
지난 4일 이슬람수호전선(FPI) 등 강경 이슬람 단체 주도로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린 집회에는 10만 명이 넘는 무슬림이 모여 아혹 주지사에 대한 처벌을 주장했고, 이 중 일부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해 시위대 한 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FPI 등은 이달 25일 자카르타 시내에서 두번째 대규모 집회를 열고 아혹 주지사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내년 2월 지방선거에서 아혹 주지사와 맞붙는 상대 후보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개혁 정치인으로 꼽히는 아혹 주지사는 2014년 중국계로는 처음으로 자카르타 주지사직에 오른 이후 과감한 개혁으로 인기를 끌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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