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가 승리 후 가리킨 손가락은 정정용 감독을 향해있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 11. 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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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경기 후 이승우의 SNS에서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모여 환호하는 사진이 올라와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사진 하단에 이승우가 환호하는 가운데 가리키는 손가락이었다. 그 손가락은 바로 자신을 깔고 누워있는 정정용 감독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해시태그에는 ‘#정정용호 #리더십최고’라는 글이 있었다. 다루기 힘들다는 편견 혹은 사실을 가진 이승우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정정용이었다.

한국 U-19대표팀은 10일 오후 5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U-19 수원 컨티넨탈컵 2차전 잉글랜드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34분 이유현의 프리킥골, 후반 22분 강지훈의 골이 터져 승리했다.

이승우 SNS

이로서 한국 U-19대표팀은 지난 8일 열린 이란전에서 3-1 승리 이후 축구종가 잉글랜드까지 2-1로 잡으며 2연승을 내달렸다. 단순히 결과만 좋은 것이 아니라 경기 내용도 시원시원하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자신감이 충만하다는 것이 느껴지기에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이 팀이 한 달 전만해도 AFC U-19챔피언십에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팀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안익수 감독이 대회이후 급작스럽게 사임한 이후 정정용 감독은 일단 임시체재로 이 팀을 맡고 있다. 정 감독은 잉글랜드전에서 선제실점을 하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자 전반 26분만에 이승우를 투입하는 등 전반에만 3명의 교체를 하는 파격적인 교체로 역전승을 이끌어내 극찬을 받았다.

이런 선수교체나 4-3-3에서 4-2-3-1로 유연하게 선수들을 전술변화에 적응시키는 모습만이 아닌 리더십에서도 정 감독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 후 이승우는 자신의 SNS에 잉글랜드전 승리 이후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환호하는 사진을 올렸다. 이때 이승우는 자신에게 기대어 누워있는 정정용 감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로 정 감독은 이승우를 가장 잘 알고 잘 쓸 수 있는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미 2011년부터 이승우를 봐오며 지휘한적도 있는 정 감독은 지난 6월 진행된 대한축구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이)승우는 지시가 아니라 이해를 시켜야하는 아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한 번은 이승우에게 등번호 20번을 줬더니 그게 불만이었던지 투덜거리더라. 그래서 승우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등번호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설명했다. ‘너가 9번을 받고 수비를 할 수 있겠냐. 아니면 5번을 받고 센터포워드를 할 수 있겠냐. 20번을 달면 어디에서든 뛸 수 있다”라고 설명한 일화를 말하기도 했다.

이때 이승우는 “아 그런 의미가 있었네요”라며 수긍했다고 한다. 정 감독은 “승우에게 20번 달고 뛰니 어떠냐고 묻자 ‘(숫자가 커서) 조금 무겁긴 해요’라며 웃더라. 정답은 그거였다.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남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승우만 감싸준다며 뭐라고 했지만 그건 내가 감수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이승우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이승우에게 주장을 맡긴 일화에서도 “가끔 불만을 털어놓으려고 해도 ‘네가 주장이다’라고 한 마디하면 ‘아, 네 그렇죠’라며 수그러들었다. 승우는 예전처럼 돌출행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웃기도 했다.

이승우를 편애한다는 시선에 대해서는 “그런 것 없다. 승우만 내 자식이 아니고 모두가 자식이다. 예전에는 이승우만 감싼다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시선이 있었는데 이제는 함께 가는 것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오히려 승우를 통해 다른 멤버들이 함께 조명되고 커나가는 것을 다들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감독은 이승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승우 역시 정 감독을 누구보다 따른다. 자연스레 이승우는 지난 두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모르긴 몰라도 이승우와 정정용 감독의 궁합은 최고가 아닐까.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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