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미국 대선 '7단계'는 무엇?..'천조국의 스케일'

이슈팀 이지연 기자 2016. 11. 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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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왕 김꿀빵] 직선제+간선제 뒤섞인 복잡한 미국 대선 방식 들여다보니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지연 기자] [[설명왕 김꿀빵] 직선제+간선제 뒤섞인 복잡한 미국 대선 방식 들여다보니]

박근혜 대통령과 대통령 절친 최순실이 '우주의 기운'을 모아 나라를 주물럭거려서 분위기가 흉흉한 와중에 먼 나라 이웃 나라인 쌀국에서는 지금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야. 미국의 돌+I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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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대통령 빌 클린턴(제42대)의 아내로 '부부대통령' '미국의 첫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민주당)이 맞붙었지.

막말의 달인과 싸우느라 급노화를 맞은 듯한 힐러리. /사진=TV조선 '뉴스쇼 판' 캡처

미국의 새 대통령은 과연 누가 될까? 아니 그 전에 약 3억명이나 되는 미국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대통령을 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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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고 따라해 보세요 '직간직간'

우리나라는 유권자가 투표소에 가서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한 표를 투척하는 '직접선거'야. 간단하지? 반면 미국은 땅덩어리가 넘나 넓고 인구도 넘나 많아서인지(3억개의 표를 하나씩 펴서 분류한다고 생각해봐ㅎㄷㄷ) 매우 복잡한 선거방식을 두고 있어.

3억 장 개표를 우습게 보면 아주 그냥 주옥 되는 거야.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직접 선거 제도(直接選擧制度) :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하여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 줄여서 '직선제'.
간접 선거 제도(間接選擧制度) : 일반 선거인이 중간 선거인을 대표로 뽑아 그들로 하여금 선거를 하도록 하는 제도. 줄여서 '간선제'.

미국은 직선제와 간선제를 적절히 짬뽕한 방식으로 대선을 치러. 먼저 국민들이 '나' 대신 대통령 후보를 뽑아줄 사람(=대의원)을 뽑고, 그 대의원들이 모여서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아.

그 다음에 국민들이 '나' 대신 대통령을 뽑아줄 사람들(=선거인단)을 뽑고, 그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거지.

미국 대선은 총 7단계에 거쳐 진행된다고 보면 돼.

1. 유권자 등록2. 코커스 혹은 프라이머리 -> 대의원 선출3. 전국 전당대회->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4. 선거인단 선출5. 선거인단이 대통령 선거6. 결과 발표7.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엥 코커스? 그거 개 이름 아니냐. /사진=마스다 코스케의 만화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캡처

줄을 서시오~ 유권자 등록을 하시오~

먼저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유권자 등록을 해야해. 미국 시민권이 있는 만 18세 이상의 사람만 유권자로 등록할 수 있어.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시민권이 있어도 투표 할 수 없어(단호).

프라이머리? 랩하고 작곡하는 애 아님..?

대통령 후보를 뽑는 대의원은 '코커스' 혹은 '프라이머리'란 걸 열어서 결정해. 이 두 개가 어떻게 다르냐면

코커스(Caucus) : 등록된 당원 이상만 참여 가능, 공개 투표, 17개 주에서 시행 프라이머리(Primary) : 일반 유권자도 참여 가능, 비밀 투표, 33개 주에서 시행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 주를 돌며 코커스 혹은 프라이머리를 열어. 코커스에선 당원들이, 프라이머리에선 당원+일반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예를 들어 민주당에선 힐러리와 버니 샌더스가 '나! 나! 내가 대선 나갈래!'라고 손을 들었단 말이야? 이 중에 누굴 대선 후보로 내보낼지 투표를 하는 거야. 이 투표 결과에 따라 힐러리와 샌더스한테 각각 대의원을 몇 명 붙여줄지가 결정돼. ※여기서 '주'라는 건 뉴욕주, 펜실베이니아주 할 때 그 주(State)를 말하는 거야. 서울시, 경기도 이런 개념.

코커스 개 이름 아님 주의.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등판해. 대의원을 몇 명 붙여줄지는 주 by 주, 정당 by 정당인데 '승자 독식 시스템'(Winner-take-all system)인 곳도 있고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곳도 있어. 인생은 한 방! 이긴 놈에 몰빵!

승자 독식 시스템이 뭐냐고? 쉽게 말하면 1등이 모든 권리를 쏵다쏵다 가져가는거야.

예를 들어 수지랑 설리랑 크리스탈이랑 인기투표 결과에 따라 사탕 10개를 나눠먹기로 했어. 투표 결과 수지가 5표, 설리가 3표, 크리스탈이 2표가 나왔어. 그러면 수지가 1등이고 5표를 받았으니까 공평하게 사탕 5개, 설리는 3개, 크리스탈은 2개를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잖아?

그런데 미국 대선에서는 그게 아니야. "수지가 1등이네? 인기가 젤 많은 수지야, 너 혼자 10개 다 먹으렴" 하고 사탕 10개를 다 몰아줘.

정신차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사진=MBC '아빠! 어디가?' 캡처

대선이 열리는 해의 2월부터 6월까지 코커스 혹은 프라이머리가 진행돼. 여기서 각 후보에게 붙여진 대의원은 7월에 열리는 각 당의 전당대회에 가서 최종 대선 후보를 누구로 할지 투표를 하게 되지.

대의원은 코커스 혹은 프라이머리를 할 때 사람들과 약속한 게 있기 때문에 특정 인물을 지지해야해. 단, 법적으로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니야. 그래서 아주 매우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삐딱선을 타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는데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올ㅋ

자, 이제 대통령 후보를 뽑아보자.

이걸 읽고 있는 독자들의 심정을 대신하는 짤. /사진=요코야마 미쯔테루의 만화 '삼국지' 캡처

파리 피플 풋처 핸접! '전국 전당 대회'

각 당은 전당대회를 열어서 최종 대통령 후보를 정해. 전당대회 기간(약 3박 4일)에 대통령 후보의 후보들은 어떤 정책을 내놓을 건지 공약에 대해 이야기하고, 후보의 가족이나 유력 정치인들은 후보자 지지 연설을 하지. 또 다같이 모여서 앞으로 당의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토론하기도 하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최종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어. 물론 결과는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거고.

그렇게 7월에 각 당마다 전당대회를 거쳐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면 9월부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그 후보들이 TV에 나와 토론을 해. 국민들에게 '나 좀 뽑아주세요' 하고 본격적인 홍보 내지 언플에 나서는 거지.

얼마 전에 힐러리와 트럼프가 TV 토론에 나와서 데면데면하게 악수도 안하고 들어간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츤데레들. /사진=연세중앙사회과학연구회 목하회

선거인단 "투표 대신 해Dream" 공화당과 민주당의 각 대통령 후보들이 한창 선거 유세를 펼치고 나면 보통 11월에(이번엔 미국 시간으로 11월 8일) 일반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해. 이 선거를 흔히 '미국 대선'이라고 하지. 이 과정은 우리나라와 비슷해.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서 누구를 새 대통령으로 할지 한 표 찍고 오는 거니까.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어. 우리나라는 투표 한 번 하고 나면 개표! 결과 발표! 대통령 탄생! 끝! 이잖아? 미국은 아직 끝이 아니야... 이제 겨우 7단계 중의 4단계일 뿐...

미국 대선에선 유권자들의 투표수로 새 대통령이 결정되지 않아. 각 당 대선 후보의 운명의 데스티니는 바로 '선거인단' 숫자에 달려있어. 여기서 '선거인단'은 최종 대선(아직 끝판왕이 남아있단다)에서 투표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이 사람들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들인지는 1도 알 필요가 없어. 그저 머릿수를 세기 위해 필요한 존재들일 뿐이니까.

각 주의 선거인단 숫자는 아주 중요해. 공식은 이러해.

주에 할당된 상원의원의 수 +하원의원의 수 =선거인단의 수

주마다 상원의원 수는 무조건 '2명' 고정이니까 만약 미국 A주의 하원의원이 8명이라면 선거인단은 하원의원 8명 + 상원의원 2명 = 10명이 되는 거야.

웃어. 엄마가 모를 땐 그냥 웃으랬어. /사진=웹툰 '대학일기' 캡처

일반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대통령 후보-유재석, 부통령 후보-황광희 : 민주당 ( )
대통령 후보-박명수, 부통령 후보-정준하 : 공화당 ( )

이런 식의 투표용지를 받고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대통령 & 부통령 후보에게 투표를 해. 이 투표 결과는 아까 앞에서 얘기한 '승자 독식 시스템'을 따르게 돼.

그 놈의 승자 독식 시스템.. 고마해라.. /사진=영화 '친구' 캡처

선거인단이 10명인 A주를 다시 소환해보자. A주의 유권자를 100명이라 가정하고(물론 이러할 가능성은 0에 수렴) 공화당 후보가 51표, 민주당 후보가 49표를 얻었다고 치자고. 겨우 2표 차이지만 A주의 승자는 공화당이야. 그럼 공화당 후보가 A주의 선거인단 10명을 쏵다쏵다 가져가게 돼. 아까 인기투표 1위하고 사탕 10개를 다 가져갔던 수지처럼.

미국 전국의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이야. 538을 2로 나누면 269. 따라서 270명의 선거인단을 내 편으로 확보하면 절반을 넘은 거니까(과반) 내가 천조국의 새 대통령ㅋ(찡긋).

11월 8일 선거 결과 선거인단을 누가 얼마나 갖고 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대선은 사실상 여기에서 엔딩...

을 맞아야 하지만 미국 대선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게 함정. 마지막으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최종 대선이란 게 남아있는데 이건 형식적인 거니까 패스해도 좋아.

선거인단의 숫자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주로 총 55명이야. 그 다음 텍사스주 38명, 뉴욕주 29명, 플로리다주 29명, 일리노이주 20명 순이야. 선거인단 수가 많은 주에서 승리하는 게 후보들에겐 매우 유리하지. 아까 '선거인단 숫자가 아주 중요하다'고 한 이유를 이제 다 알겠지?

그럼 만약 어떤 주에서 박보검이 공화당 소속 선거인단이라 치자. 공화당 소속이니까 최종 대선에서 당연히 트럼프를 뽑아야 하지. 그런데 박보검이 약속과 다르게 몰래 힐러리한테 투표를 했어. 그러면 보거미는 어떻게 될까...?

국민을 속였으니 당연히 크게 벌 받아야 정상일 것 같지 않아? 근데 그렇지가 않대. 배신자를 어떻게 할지는 주마다 다르다고 해.

미국형.. 왜죠..? 왜때문에 선거가 이렇게 복잡한거죠..? /사진=웹툰 '정열맨' 캡처

형사 처벌을 하는 주도 있고 벌금을 물리는 주도 있고 해당표를 무효표로 만드는 주도 있고 가만히 냅두는 주도 있고 그렇대.

역대 대선에서 12표의 배신자가 있었는데 대선 결과를 바꾸진 못했대. 아마 그래서 국가적으로 제재하지 않는 것 같아.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처벌 규정이 없는 약속 따위는... 8:45 약속은 하늘 나라로...

드디어 대선이다!!(감격)

거의 다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 힘을 내세요.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아무튼 이렇게 선거인단이 확정되면 12월에 선거인단의 최종 대선 투표(2016.12.19)가 이뤄져. 이미 결과는 다 나와있기 때문에 이 투표엔 다들 별 관심이 없... 또르르...

마지막으로 다음해 1월 초에 투표 결과가 발표(2017.01.06) 되고 1월 말에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2017.01.20)이 있어.

여기까지 읽었다면 미국 대선 절차에 대한 거의 모든 걸 알게 된 셈이야. 이 복잡한 단계를 밟아 새로운 천조국 대통령이 될 후보는 과연 누구일까? 힐러리? 트럼프?

그나저나 쌀국의 대선을 지켜보고 있자니 우리나라는...(한숨) 우리의 다음 대선은 2017년에 있어. 우리는 단 한 번의 투표로 결정되고 각 후보의 득표수가 곧바로 다음 대통령을 결정짓는 거니까 부디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하자구.

대통령 선거는 신중하게^^ /사진=KBS '제18대 대선 후보 토론' 캡처

이슈팀 이지연 기자 easyk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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