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 박주영 '인생 경기'이자 '인생골'이었다

피주영 2016. 11.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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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피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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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31· FC서울)이 '인생 경기'를 펼쳤고 '인생골'을 터뜨렸다.

6일 서울과 전북 현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최종전(38라운드)이 펼쳐진 전주월드컵경기장. 후반 13분 박주영의 발끝을 떠난 공이 골문 왼쪽에 꽂히자 3만3706명의 전북 홈 팬들이 가득 메운 경기장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침묵을 깬 건 박주영의 포효였다. 그는 유니폼 상의를 그라운드에 집어 던지며 높이 뛰어올랐고 서울 선수단은 그와 함께 그라운드에 뒹굴며 기쁨을 나눴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서울은 전북과 최종전에서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선두 전북(승점 67점·71골)에 다득점에서 밀려 2위에 그쳤던 서울(승점 67점·66골)은 승점 70점 고지에 오르며 역전 우승을 일궈 냈다. 2012년 이후 4년 만의 정상 등극이자 전신 럭키 금성(1985·1990년)과 안양 LG(2000년) 시절을 포함해 통산 6번째 우승이다. 서울은 우승 상금 5억원을 챙겼다.

'히어로'는 박주영이었다. 그는 팀에 가장 필요한 순간 강력한 한 방을 터뜨리며 자신의 축구 인생에 남을 만한 골을 기록했다.

박주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일본과 3·4위전이다. 당시 그는 일본 수비수 4명을 따돌리며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의 활약으로 올림픽 대표팀은 역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번 장면은 그 순간에 버금가는 박주영 축구 인생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K리거' 박주영 인생 최고의 골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골'이었다. 이 '인생골'이 박주영 축구 인생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박주영은 등장 순간부터 극적이었다.

서울은 경기 초반 홈팀 전북에 밀렸다. 전반 3분 전북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8)에게 첫 슈팅을 내준 서울은 18분 로페즈(26)와 20분 레오나르도(30)에게 연이은 슈팅 찬스를 내주는 등 끌려갔다. 그러는 동안 서울은 별다른 반격을 펼치지 못했다. 서울은 이날 베테랑 공격수 데얀(35)과 올 시즌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신예 윤승원(21)을 공격수로 내세웠지만 번번이 전북 수비에 막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북이 선제골을 터뜨리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
우승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황선홍(48) 서울 감독은 박주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승부수였다.

전반 36분 황 감독은 윤승원을 빼고 박주영에게 '해결사' 역할을 맡겼다. 박주영은 달랐다. 그가 노련한 몸놀림으로 상대를 위협하자 단단했던 전북 수비도 당황했다. 후반 13분. 박주영은 헐거워진 전북의 '자물쇠'를 부쉈다. 역습 상황에서 윤일록(24)이 중앙선 부근에서 찔러 준 스루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북의 '거미손' 권순태(32)도 어쩌지 못하는 강력한 슈팅이었다. 다급해진 전북은 총력전을 폈다. 후반 18분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37), 후반 35분엔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 고무열(26)까지 내보냈지만 만회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결국 박주영이 서울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박주영은 K리그 최고의 킬러임을 또 한 번 증명했다.

박주영은 그동안 부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 리그에서 9골을 뽑아냈지만 최근 골맛을 보지 못했다. 그는 8월 17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약 4개월간 골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끝내 한 방을 해 줬다. 박주영은 프로 데뷔 후 첫 정규 리그 우승을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2005년 프로 입문한 그는 리그컵(2006년)과 FA컵(2015년) 우승 경험만 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영은 "황선홍 감독님을 비롯해 우리 스태프, 서울 서포터즈, 선수단까지 전부 다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좋은 결과를 가져와 무척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상의를 벗어 던지며 기뻐한 골 세리머니에 대해선 "꼭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골을 넣고 나서 너무 기뻤다"며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첫 우승의 기분을 만끽해 보고 싶었다"고 활짝 웃었다.

전주=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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