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수사 가이드 라인 제시한 崔
현 정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현재 체류 중인 독일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받고 있는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했다. 최씨는 도리어 언론사 등이 위법 행위를 했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해 일종의 '수사 지침'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씨는 26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기자들과 만나 범죄 혐의점이 될 수 있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인정한 연설문 유출과 수정 의혹 등에 대해서만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국가 기밀인 줄도 몰랐다. (문제가 된다는 걸) 알았다면 손이나 댔겠느냐"고 했다.
청와대 인사 개입,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 "절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 감사해보면 당장 나올 것"이라며 부인했다. 국가 기밀인 외교안보 문서를 미리 입수해 검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다.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본인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에 대해서도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얼굴을 알지도 못한다" "(비밀 모임이라는) 팔선녀는 소설" "차은택씨와는 가깝지도 않고 옛날 한 번 인연이 있었을 뿐이다"고 했다. 최씨는 "나는 폐쇄적으로 살아왔다. 그것(의혹)을 왜 저하고 연관시키느냐"고도 했다.
최씨는 또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최씨가 강남 사무실에서 대통령의 보고서를 매일 봤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말도 안 된다. 미친 사람이다. (이 전 총장은) 협박도 하고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이 허위 주장을 했으며, 오히려 자신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최씨는 이 전 총장에 대해 "(자신과)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같이 일한 적도 없다"며 "저를 끼워 이슈를 만든 것 같다"고도 했다.
최씨는 또 "나는 태블릿(PC)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것을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고, (관련 보도는)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해당 태블릿 PC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했는지도 모른다. 검찰에서 확인해서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최씨의 이런 발언은 자신이 받는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문제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최씨는 그러면서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이고, 심장이 안 좋아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며 사실상 당분간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최씨가 받고 있는 의혹을 수사할 경우 공무상 비밀 누설·군사기밀보호법 위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최씨가 이처럼 모든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수사 당국이 혐의를 밝혀내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씨는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인정한 연설문 유출 대목만 언급했다"며 "(최씨와 박 대통령이) 사전에 교감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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