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도 울고 갈, 여기는 '강진만 갈대밭'

이돈삼 2016. 10. 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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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813만 평에 갈대와 갯벌 그리고 부드러운 곡선의 물길

[오마이뉴스 글:이돈삼, 편집:박혜경]

 강진만 갈대밭. 드넓은 갈대밭 사이로 난 탐방로를 따라 사람들이 걷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풍경이다.
ⓒ 이돈삼
남녘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맘때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갈대밭이다. 누렇게 물든 갈대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어서다. 갈대가 서로 몸을 부대끼며 들려주는 화음도 감미롭다. 가을 여행지로 지금 갈대밭만한 곳도 없다.

갈대밭은 사철 아무 때라도 좋지만, 이맘때 더욱 매혹적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마냥 걸으면 좋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우산 쓰고 걸으면 더 낭만적이다. 갈대밭을 이리저리, 싸목싸목 걷다보면, 가을여행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갈대밭' 하면 순천만이 먼저 떠오른다. 드넓은 갈대밭으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곳이 순천만이어서다. 면적도 갯벌과 갈대밭을 합해 800만 평이 넘는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는 귀한 갯벌이고 갈대밭이다.

 강진만 갈대밭 사이로 난 탐방로. 그 길을 따라 하늘거리다 보면 가을여행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이돈삼
 강진만 풍경. 부드러운 갯벌과 갈대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 사이로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다.
ⓒ 이돈삼
 강진만을 가로질러 놓인 탐방로. 이 길을 따라 갈대밭 사이를 오가며 드넓은 강진만을 하늘거릴 수 있다.
ⓒ 이돈삼
강진만 갈대밭도 있다. 순천만에 버금가는, 아니 더 나은 강진만 갈대밭이다. 면적도 순천만에 견줄 만하다. 갈대밭이 20만 평, 갯벌이 793만 평 모두 813만 평에 이른다. 드넓은 면적에 남쪽 바다를 향하는 부드러운 곡선의 물길과 갯벌, 갈대밭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강진만 갈대밭은 그동안 기가 죽어 있었다. 순천만의 명성이 워낙 높아서다. 강진만 갈대밭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최근이다.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다. 강진군이 몇 년 뒤의 관광산업을 설계하며 이곳의 드넓은 갈대밭과 갯벌, 철새 등에 관심을 갖고 탐방로를 만들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갈대밭 사이로 난 탐방로도 최근 만들어졌다. 현재 개설된 나무 데크가 2.8㎞에 이른다. 이 길을 따라 강진만을 하늘거리며 갈대숲 사이를 걸을 수 있다. 갯벌에서 노니는 게, 짱뚱어 등 갯벌생물도 가까이서 살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철새도 가까이 만난다.

 강진만 갈대. 드넓은 강진만에 핀 갈대가 누렇게 물들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10월 27일부터 나흘 동안 갈대축제가 열린다.
ⓒ 이돈삼
 검은 속살을 드러낸 강진만 갯벌. 부드럽게 휘어진 물길도 이맘때 강진만 여행의 묘미다.
ⓒ 이돈삼
탐방로를 따라 갈대숲을 거니는 묘미가 쏠쏠하다. 강진만의 둑방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둑방은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나무 데크든, 둑방길이든 어디를 택하든지 온통 누렇게 채색된 갈대밭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갈대밭 어디에라도 시선을 두면 한 편의 그림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작품사진이 된다. 갈대숲 사이로 걷는 사람들까지도 작품 속 배경이 된다.

갈대숲 사이로 드러나는 갯벌에선 농게와 칠게, 방게가 모습을 드러낸다. 몸집이 작은 짱뚱어들은 분주하게 나다니며 '뻘짓'을 한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그 모습에 쉽사리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갯벌에서 S자로 드러난 물길도 매혹적이다.

 강진만 갈대밭에서 노니는 철새들. 갈대밭 여기저기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이다. 지난 10월 24일 모습이다.
ⓒ 이돈삼
 강진만을 집 삼아 살고 있는 바다생물들. 강진만 갈대밭 탐방로를 따라 거닐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이돈삼
강진만 갈대밭에서 올해 처음 축제도 열린다. 10월 27일 오후부터 10월 30일까지 갈대밭과 강진읍내에 있는 문화복합형시장 강진오감통이 주무대다. 갈대와 노을, 음악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가을축제다.

그렇다고 축제 일정에 맞출 필요는 없다. 갈대밭은 축제하고 상관없이, 아무 때나 찾아도 좋다. 축제 때 찾아가면 다른 즐길거리가 마련되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게 흠이다. 축제기간하고 상관없이 찾아가면 즐길거리는 없지만, 호젓하게 갈대밭을 하늘거릴 수 있어서 더 좋다.

 가우도를 찾은 여행객이 가우도에서 짚트랙을 타고 대구면 저두마을로 내려오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오후 풍경이다.
ⓒ 이돈삼
 가우도 청자전망대에서 짚트랙을 탄 여행객들이 바다 위를 날아 뭍으로 내려오고 있다. 지난 10월 24일이다.
ⓒ 이돈삼
강진만 갈대밭에서 가우도도 멀지 않다. 최근 청자전망대와 짚트랙, 공중하강 체험시설이 개장했다. 출렁다리를 건너 가우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짚트랙을 타고 섬에서 뭍으로 날아서 탈출, 육지 착륙의 특별한 체험이 가능하다.

짚트랙은 가우도에서 가장 높은 곳, 25m 높이의 청자전망대에서 탄다. 바다 건너 강진군 대구면 저두마을로 내려오도록 설계돼 있다. 섬에서 뭍으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짚트랙의 길이는 1㎞ 남짓 된다. 라인 3개에 한 명씩, 3명이 동시에 탈 수 있어 가족이나 친구, 연인끼리 공중에서 서로 마주보며 내려올 수 있다.

가우도는 강진만이 품은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신기리에 속한다. 면적 9만7000평 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다. 주민은 14가구 32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가우도 출렁다리 야경. 오후 6시 30분이 되면 출렁다리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 이돈삼
 복원되고 있는 백운동정원. 강진군이 담양 소쇄원, 완도 세연정과 함께 3대 민간정원이라며 복원하고 있는 정원이다.
ⓒ 이돈삼
가우도의 매력은 여러 가지다. 먼저 꼽히는 게 가우도를 뭍과 이어주는 두 개의 출렁다리다. 대구면 저두마을과 이어주는 다리가 438m, 도암면 망호마을과 이어주는 다리가 716m로 연결돼 있다. 이름은 출렁다리지만, 흔들림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사람만 건널 수 있다.

바다와 숲이 빚어낸 해안 풍광도 아름답다. 섬을 한 바퀴 도는 2.5㎞의 생태탐방로도 매력이다. 한쪽은 해안을 따라 나무 데크로, 다른 한쪽은 흙길로 이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부담이 없다. 수령 50∼70년 된 후박나무 200여 그루가 무성한, 후박나무 군락지도 보물이다.

백운동정원도 강진의 새로운 볼거리다.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 세연정과 함께 3대 별서정원이라며, 강진군에서 복원하고 있다. 월출산 자락의 차밭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무위사로 가는 길목, 월하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백운동정원에서 만난 희귀한 나무. 사람의 엉덩이 모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이돈삼
 백운동정원에서 가까운 월출산 차밭.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국립공원 월출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차밭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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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강진만 갈대밭은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에 속한다. 탐진강과 강진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남해고속국도 강진무위사 나들목에서 강진읍으로 가 장흥 방면, 남포교차로에서 좌회전해 남포마을로 찾아가면 된다.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려면 강진만생태공원이나 남포축구장을 검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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