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미르·K스포츠 의혹' 시민사회 반응]] "#못참겠다"..20개대학 '공동 시국선언' 한다

입력 2016. 10. 27. 08:48 수정 2016. 10. 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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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학생운동 이젠 대학 밖으로…‘시국선언’ 봇물

-전국 주요 20개 대학 총학, 공동 시국선언 준비 중

-대학별 시국선언 잇따라…27일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전문가, “정치ㆍ경제적 고난 청년층, ‘국정농단’ 초유의 사태로 폭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학내 문제로부터 출발한 대학생 운동이 ‘최순실 게이트’를 만나며 교정을 뛰어 넘어 사회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몇몇 대학 총학생회가 주도해 진행하던 시국 선언의 바람이 전국 대학으로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고, 교수들의 시국선언으로까지 이어지며 태풍이 되어가는 모양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주요 20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공동 명의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동국대, 성신여대, 부산대, 전남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아직 제안단계지만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대학들의 학생회장들이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각 대학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국선언들을 한 번에 묶어낼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주요 대학들은 대통령의 사과 하루 뒤인 지난 26일부터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ㆍ여ㆍ최서연으로 개명) 씨가 그동안 국정에 깊이 개입해 온 정황을 두고 성역없는 수사와 관련 책임자의 처벌은 물론 대통령의 하야까지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사진=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일반 학생들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문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의혹이 제기된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26일 오전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을 개최,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조사해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헌정질서 유린의 현 사태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는 총학생회 대신 일반인 학생들이 먼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서강대 정문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에서 8인의 재학생들은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더 이상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며 “최순실 게이트는 청와대와 정부의 공식적 구조를 왜곡한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며 전말이 밝혀져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밖에도 경희대와 부산대, 건국대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7일에는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총학생회가 각각 시국선언문을 낭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8일에는 한국외대와 홍익대가 시국선언 행렬에 동참한다.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국기 문란 사태가 그동안 사회적인 이슈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것으로 여겨졌던 20대들이 누구보다도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하도록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느 때보다도 경제적, 정치적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이 학내외적으로 쌓아뒀던 불만을 국정 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기점으로 폭발시킨 것”이라며 “과거 ‘학생운동’이라 불렸던 형태의 움직임이 사그라들었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는 더 크게 살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6일간의 본관 점거 농성을 통해 총장 사퇴라는 결과를 이끌어낸 이화여대의 사례 등 최근 여러 대학에서 지속되고 있는 학내 분규가 행동에 나서려는 대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경험으로 작용한다는 해석도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정치와 다른 사회 현상을 분리해서 봤다면 이제는 정치가 개인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학생회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의 행동이 함께 이어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27일 오전 성균관대 교수 20여명은 박 대통령에게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여기엔 대통령 탄핵이 마땅하지만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비현실적인만큼 가능한 한 빨리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모두 사퇴시키고 거국적인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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