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S는 스마트폰계의 '반항아'입니다"

입력 2016. 10. 26. 20:16 수정 2016. 10. 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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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홍선 티지앤컴퍼니 대표
“아직은 한 수 아래”
“대신 다음 제품에선 ‘갤럭시S’와 ‘아이폰’과 배틀하겠다”

“소비자 반응 속 키워드 찾아내 따라 하면서도 혁신 추구”
“‘똑똑하다’ ‘이쁘다’로 루나 만들어 중가 스마트폰 시대 열어”
“‘편안한’ ‘넉넉한’ 반영해 메모리 늘리고 카메라 성능 확대”

이홍선 티지앤컴퓨터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사옥 사무실에서 ‘루나S’ 스마트폰의 특징에 대해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아직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아닙니다.”

이홍선(55) 티지앤컴퍼니(TG&Company) 대표는 지난 12일 출시한 새 스마트폰 ‘루나S’를 “스마트폰계의 반항아”라고 소개했다. 이전 제품(루나)보다 성능과 사용 편의성이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 ‘갤럭시S7’과 ‘아이폰7’과 견줄 정도는 아니란다. “한 수 아래”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대신 “애플을 주적”으로 삼아 “디자인에 멋은 있어야 한다”면서 루나S를 만들었다고 했다. 있는 것 없는 것 다 끌어내 자사 제품을 자랑하기에 여념 없는 여느 최고경영자들과는 달랐다.

루나S는 티지앤컴퍼니의 새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9월 출시돼 ‘설현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끈 루나의 후속 제품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 전용이다. 1.8㎓ 옥타-코어 칩(CPU), 5.7인치 큐에이치디(QHD) 화면, 1600만화소급 뒷면 카메라와 1300만화소급 전면 카메라, 메모리 64GB, 3020mAh 부착식 배터리를 장착했다. 출고가는 56만8700원(부가세 포함)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루나S를 “실속형 프리미엄폰”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개발 과정에 대해 “사용자의 경험을 더해 혁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기법으로 최근 1년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려진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키워드를 조사했더니 형용사로는 ‘편리한’과 ‘넉넉한’이, 동사로는 ‘보다’와 ‘찍다’가 도드라졌다.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용량을 64GB로 늘리는 동시에 램 용량도 4GB로 키웠고, 카메라 성능을 강화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는 기존 스마트폰 질서에 ‘반항’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마케팅 타깃”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려고 비장의 무기로 숨겨놓은 ‘시크릿 모드’와 ‘프라이빗 블라인드’ 기능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루나S는 지문을 인식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게 보안에 무척 취약하다. 배우자가 잠든 사이 몰래 손가락을 대 열어볼 수 있다. 시크릿 모드는 은밀한 자료를 별도 장소에 저장한 뒤 발가락 등 별도의 지문으로만 열어볼 수 있게 한다.” 그는 “이를 희화화한 내용으로 영상 광고를 만들어 입소문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빗 블라인드는 화면을 반투명 커튼으로 가린 것처럼 만들어 지하철 등에서 옆이나 뒤에 있는 사람이 볼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용태 삼보컴퓨터 창업자의 아들이다. 삼보컴퓨터는 우리나라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을 열고, 한때 삼성전자·엘지(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업체다.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삼보컴퓨터 해외사업부장을 거쳐 소프트뱅크코리아·삼보엑서스 프로농구단·나래이동통신·두루넷·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삼보컴퓨터의 대표를 거쳤다.

그는 “아이폰과 갤럭시폰을 따라 루나를 만들었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사용자들의 반응 속 키워드를 찾은 뒤 그에 맞춰 뒤집거나 비틀어 혁신을 이루고 있단다. 이런 방식으로 70인치 크기 모니터를 55인치 가격에 내놔 삼성·엘지전자 틈바구니에 서봤고, ‘똑똑하다’와 ‘예쁘다’란 키워드를 바탕으로 ‘중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제품 개발과 생산은 아웃소싱으로 이뤄진다. 최고 전문가나 전문업체에 맡겨 개발하고 만들어 납품한다. 그는 “우리 회사의 핵심은 ‘황당한 그림 그리는 팀’과 ‘욕하는 팀’이다. 각각 황당한 발상을 하고, 기존 제품의 디자인이나 기능을 사용자 눈높이로 뜯어보며 적나라하게 헐뜯는 일을 하는데, 이를 통해 소비지 입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티지앤컴퍼니가 이같은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은 “연결하는 기업”을 꿈꾸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국의 애플은 아이폰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미국의 시가총액 10대 기업 대부분은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고 연결하는 기업”이라며 “우리도 폭스콘 같은 생산자 ‘공룡’과 이통사 ‘공룡’을 연결하며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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