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빼고 다 외면하는 체코 새 국호 '체키아'

2016. 10. 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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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려서 아무도 안쓴다. 듣기 싫다. 사투리 같다"

"헷갈려서 아무도 안쓴다. 듣기 싫다. 사투리 같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체코 정부가 6개월 전에 추가한 새 국호 '체키아'(Czechia)가 국민으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체키아는 새 국호를 옹호하는 밀로스 제만 대통령만 즐겨 쓸 뿐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모국을 '체코 공화국'(Czech Republic)으로 부르고 있다.

체코 정부는 지난 5월 체코를 부르는 영어식 한 단어로 체키아라는 용어를 만들어 병용한다고 유엔에 통보했다.

당시 체코 정부는 프랑스의 정식 국호가 프랑스 공화국(France Republic)이지만 대개 프랑스라고 부르듯 체코 역시 국제 행사나 스포츠에서 체키아를 사용함으로써 쉽게 부르고 친근감을 더하자는 뜻에서 체키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호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제만 대통령은 최근 가디언 인터뷰 내내 체키아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체키아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체키아가 유엔의 데이터베이스에 추가된 후 영국 정부의 지리위원회는 지난달 체코를 체키아로 부르는 것을 권고했고, 미국 국무부도 체코 공화국과 함께 단축어로 체키아를 사용한다고 공식 결정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프라하 시민들에게 국호를 물은 결과 잇따라 '체코 공화국'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체키아가 주목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루카스 하시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헷갈리는 말이라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체코 공화국이란 말에 익숙해져 있어 그렇게 고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라하의 카를대 의대생인 즈데네크 체흐는 "이름이 짧은 게 좋지만 체키아는 듣기 좋지 않다"며 "너무 짧거나 사투리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체코 정부조차도 공식 발표문이나 정부의 영문 홈페이지, 대통령 홈페이지 등에 체코 공화국이라는 단어를 지속 사용해 체키아를 외면하고 있다.

제만 대통령과 정치적 입장이 같아 차기 총리로 꼽히는 안드레 바비스 재무장관도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체키아 대신 체코 공화국이라고 언급했으며, 대통령 대변인마저 달라이 라마를 만난 체코 문화장관을 비난하는 최근 트윗에서 체키아 대신 체코 공화국이란 말을 사용했다.

체키아는 애초 의견 수렴과정에서도 전폭적 지지를 받거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체키아 대신 체코의 가장 큰 지방인 '보헤미아'를 사용하자고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자 모라비아와 실레지아 지방 주민이 반발했고, 그냥 '체크'(Czech)로 쓰자거나, 차라리 더 헷갈리지 않도록 그대로 두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체코는 슬라브족이 7세기에 세운 모라비아 왕국과 뒤이은 보헤미아 왕국을 모태로 한 때 중부 유럽의 강국이었으나 15세기부터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속령으로 300여 년간 지배를 받다가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로 독립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국민투표를 거쳐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했다.

체키아라는 단어가 적힌 티셔츠를 들어 보이는 프라하의 한 상인. 2016. 4. 14 [AP=연합뉴스 DB]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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