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1672일간 짐승처럼 살았다"

정재영 2016. 10. 25. 19: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4년6개월여 만에 풀려난 필리핀 선원 안토니오 리브르는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짐승처럼 지낸 1672일간의 기억을 이렇게 되뇌었다.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국적인 선원들에게는 매일 물 1L만 지급됐다. 한 대만 선원은 "해적들은 약을 살 돈이 없다고 했다. 함께 납치된 2명이 죽게 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 선원 증언 / 하루 물 1L만 지급.. 쥐도 잡아먹어

“살기 위해 쥐도 잡아먹어야 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4년6개월여 만에 풀려난 필리핀 선원 안토니오 리브르는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짐승처럼 지낸 1672일간의 기억을 이렇게 되뇌었다. 그는 2012년 3월 납치된 어선 ‘나함3’의 선원 29명 가운데 가족의 품에 돌아온 26명에 포함됐다. 1명은 납치 도중, 2명은 억류 중 질병으로 각각 숨졌다.

리브르는 “동물만도 못한 대접을 받았다”며 그간의 생활에 대해 증언했다.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국적인 선원들에게는 매일 물 1L만 지급됐다. 쥐나 새 등 주변에서 허기를 채울 것들은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야 하루를 연명할 수 있었다.

열악한 환경 탓에 대부분의 선원들이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최소한의 약도 지급되지 않았다. 한 대만 선원은 “해적들은 약을 살 돈이 없다고 했다. 함께 납치된 2명이 죽게 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적은 비정부기구(NGO)와 정부 단체 등과 협상 끝에 몸값을 지불받고 선원들을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들 석방 대가로 150만달러(약17억원)를 받았다고 해적들은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선원들은 지난 22일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도착,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리브르는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 것 같아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해양 범죄를 감시하는 NGO ‘해적 없는 바다’(Oceans Beyond Piracy)에 따르면 리브르 외에 대부분의 선원들은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이고, 4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에 총상을 입은 선원도 있었고, 당뇨병이나 뇌졸중을 앓는 선원도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