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비서관 출신 조인근 증권금융 감사 출근 안 해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 열람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 7월까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일했던 조인근(53)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이 25일 갑자기 출근하지 않은 채 외부와의 연락까지 끊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감사는 이날 여의도에 위치한 증권금융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외부 일정이 있어 오늘 자리를 비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외부 일정인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감사는 휴대폰 등을 통한 외부 인사들과의 연락도 두절한 상태다.
조 감사는 지난 8월29일 증권금융의 새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가 갑자기 출근을 거른 것을 두고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사실이 보도되자 외부 접촉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조 감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인 2012년 12월부터 연설문 초안 작성을 담당해 왔다.
최순실 씨가 사전 열람한 뒤 수정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대통령 연설문의 유출 경위와 관련해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광주제일고와 서강대 국문과를 나온 조 감사는 2004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5개월간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다가 지난 7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임한 뒤 한국증권금융의 상근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 경력이 없는 그가 증권시장 자금 공급 업무를 담당해 증권사의 은행으로 불리는 증권금융 감사로 내정된 된 뒤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대통령 연설문 작성 업무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증권금융의 한 직원은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시끄럽게 하고 들어와서 미안하다'는 정도의 말만 했다"며 "청와대와 관련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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