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공화 텃밭' 텍사스서도 승리할 수 있을까

정이나 기자 2016. 10. 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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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대선]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미국에서도 굳건한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텍사스주. 최근 이곳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클린턴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남부의 텍사스주는 근대 대선 역사상 줄곧 공화당 후보 편을 들어온 곳이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에 승리한 마지막 선거는 유권자들이 제랄드 포드 후보가 아닌 지미 카터를 선택했던 1976년 대선이다.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텍사수주에서 16%포인트(p)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눌렀다.

그에 앞서 2008년 대선에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12%p차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승리했던 곳이 텍사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선 이 지역에선 클린턴의 승산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공화당도 접전이 될지언정 결국엔 트럼프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견해가 일부 민주당 지도부와 유권자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하는 민주당 인사들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텍사스에서 가장 최근(10월20~21일) 실시된 CBS뉴스-유고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46%의 지지율로 클린턴(43%)을 불과 3%p차로 앞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을 측정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에선 트럼프의 지지율이 43.6%, 클린턴은 38.8%로 나타났다.

이처럼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듦에 따라 클린턴 캠프는 지난주부턴 텍사스 지역에 대한 온라인 대선 광고도 본격화한 상태다.

길베르토 이노호사 텍사스 민주당 의장은 "대선 역사상 텍사스에서 이 정도로 (공화·민주 양당 후보 간 지지율이) 근접했던 적은 없다"며 "무책임하게도 공화당은 모든 면에서 파격적인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달라질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민주당은 텍사스의 흑인·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에 실망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도 이들이 클린턴의 승리를 기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텍사스 동부에 거주하는 판사 로렌 파리시는 21일 NYT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의 행태에 내 기독교적 신념을 조화시킬 방법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과거 로널드 레이건 등 다수의 공화당 후보를 위한 홍보물을 만들었던 라이오넬 소사도 올해는 논란과 파문이 끊이지 않는 트럼프에 때한 "항의" 차원에서 클린턴에게 투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가 여성과 멕시코계, 중도 성향의 공화당 유권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클린턴의 지지세가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의 텍사스 하원의원인 리처드 페냐 레이먼드는 "선거전이 지속될수록 텍사스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하락하고 클린턴 지지는 상승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트럼프에게 안 좋은 상황이 되고 있는데, 이는 단지 텍사스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트럼프에 대한 환멸이 곧바로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反)기득권·반낙태·친(親)총기 소지 성향인 텍사스주의 대다수 유권자에게 클린턴은 총기규제와 낙태 찬성을 외치는 단지 '기득권 정치인'일 뿐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와 클린턴 모두가 불만족스럽다는 일부 공화당 유권자들은 11월8일 선거일에 두 후보 모두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올 대선전이 시작된 이래 각종 파문이 끊이지 않는 트럼프를 적수로 만난 클린턴 후보가 40년 만에 남부 보수주의의 산실 텍사스주를 '민주당 지지'주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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