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대통령 연설문, 최순실 사전입수' 보도에 침묵

김형섭 입력 2016. 10. 2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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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청와대는 24일 야당으로부터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는 이날 JTBC의 관련 의혹 보도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보도 직후 심야에 긴급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아예 끊어버렸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사실관계에 대해 아무 것도 파악된 게 없어 현재로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언급을 삼갔다.

앞서 JTBC는 이날 최씨가 사무실이 있던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을 부탁하면서 두고 간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무려 44개에 달하는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문건들을 받아 열어본 시점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 시점보다 길게는 사흘이나 앞섰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지난 2014년 3월28일 독일 드레스덴 연설과 허태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 대거 교체 내용을 담은 2013년 8월5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포함돼 있다고 JTBC는 전했다.

청와대의 침묵은 당혹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그동안 최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거나 '일방적인 의혹 제기에 일일이 답하지 않겠다"고 무대응 전략을 이어 왔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입장 표명조차 삼가한 채 언론의 전화에 대응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거꾸로 이번 보도가 불러 일으킬 파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면 그걸 믿을 수 있겠나"라며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같은 입장 표명 이후 불과 사흘 만에 관련 의혹을 뒷받침하는 파일 열람 기록이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도가 지난 2014년 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파문을 능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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