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는 페북 폐쇄, 이성한·고영태는 전화 안 받고 잠적

임장혁.송승환 입력 2016. 10. 24. 01:57 수정 2016. 11. 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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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과 함께 독일서 사라져미르재단 기획 의혹 차은택, 중국에김형수 전 이사장 "부끄럽지 않다"김필승 K스포츠 이사 "최씨 모른다"법조계 "주소지 등 압수수색 필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774억원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라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나흘째를 맞아서다. 그러나 최씨는 독일에, 미르재단의 인사와 운영에 관여한 CF 감독 차은택(47)씨는 중국에 있고 최씨 소유 회사 ‘더블루K’의 등기이사였던 고영태(40)씨는 잠적하는 등 핵심 관련자들이 사라져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23일 미르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57)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차씨와 최씨의 개입 정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이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출신인 차 감독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김 교수를 “존경하는 스승”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미르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2일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조사에 앞서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점이 단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와 두 재단의 설립 허가 등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모 과장도 불러 조사했다. 김 이사는 지방의 모 대학 경찰학과 교수 출신으로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에 정동구 한국체육대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김 이사는 취재진에 “K스포츠재단은 아직 해체된 게 아니다. 최씨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검찰이 잰걸음을 걷고 있으나 실효성은 의문이다.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씨와 딸 정유라(20)씨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마련한 근거지에서 사라진 지 이미 10여 일째다. 미르재단의 기획자로 알려진 차 감독은 지난 6일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몇 번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가 오히려 너무 힘들어졌고, 지금은 너무 괴로운 심정뿐”이라고 말한 뒤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한 상태다. 지난 21일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 과정에서 중국 체류 사실이 확인된 게 행적 관련 마지막 소식이다.

차 감독을 최씨에게 소개한 장본인으로 알려진 ‘박근혜 가방’ 제조사 빌로밀로 대표 고영태씨도 종적이 묘연하다. 본지는 등기부상 고씨의 주소지를 찾았지만 수신자가 다른 사람인 우편물만 발견됐을 뿐 고씨를 만날 수 없었다. 최근까지 사용했다는 휴대전화 하나는 착신이 정지돼 있고 다른 하나는 받지 않았다. 고씨는 최씨 회사로 의심받고 있는 독일 법인 더블루K에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나 지난 20일 독일에서 활동하는 박모 변호사로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그나마 휴대전화를 켜 놓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통화를 거절하고 있다. 이날 검찰 소환에 응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학교 측에도 개인 인적사항을 알리지 말라고 특별히 주문했다고 한다.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는 22일 통화가 연결됐지만 대화를 거부했다. 한동안 언론과 활발히 접촉하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2~3일 전부터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한 인사는 “검사가 관련자들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연결되는 사람에게 소환에 응하도록 말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 말했다.온라인상에 남아 있던 관련자들의 흔적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아버지가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소개했던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상의 정유라씨 프로필은 지난 22일 삭제됐다. “돈도 실력”이라는 등의 글로 막말 논란을 낳았던 정씨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들도 같은 날 폐쇄됐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주소지 압수수색 등 물증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소환부터 하는 거꾸로 가는 수사”라며 “그사이 증거 인멸이 계속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장혁·송승환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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