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새누리 정보위 간사 이완영의 질나쁜 거짓말

2016. 10. 2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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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송민순 회고록’ 국정원장의 ‘느낌’을 사실로 둔갑시켜

19일 오전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이완영 새누리당 간사가 참석하며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가 국가정보원 국정감사를 벌인 지난 19일.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오후 4시께 기자브리핑에서 이 의원은 이병호 국정원장이 “사실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저녁 8시께 추가 브리핑에서는 “(사실이) 맞다”고 했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쳤다. 2007년 11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의견을 북한에 물어보기로 정리했다는 ‘송민순 회고록’ 내용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상식적으로 2016년 국정원장이 2007년 청와대 논의 사항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있을 리 없다. 당시 이런 논의가 오갔다는 자리는, ‘약식 미팅’이었기에 회의록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도 이 원장이 “맞다”고 했다니 기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21일 정보위 여야 간사가 국정원 국감 속기록을 열람했고, 새누리당 이철우 정보위원장마저 이병호 원장이 ‘느낌’을 말했다는 야당의 설명이 “사실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이완영 의원의 브리핑이 거짓임이 확인된 것이었다.

이완영 의원이 상식 밖의 주장을 펼친 까닭은 짐작할 만하다. 국정감사 다음날 여러 조간신문 1면에 실린 제목들이다. ‘국정원장 “송민순 회고록 사실이라고 생각” “문, 북 의견 타진 김만복안 수용”’…. 이 의원의 거짓말은 언론에서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3일 간 혼란이 지속됐지만 발언 당사자인 이병호 원장은 공식 해명을 내놓지도 않았다.

재선인 이완영 의원은 19대 때 ‘막말 제조기’라는 악명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고 백남기씨가 쓰러진 직후 이 의원은 미국 경찰의 총기사용 등을 언급하며 경찰 물대포를 비호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유가족 비하·조롱도 서슴지 않았다. 경북 고령·성주·칠곡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사드 배치 반대 성주주민들을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7월 기무사령부가 수사중인 간첩사건을 공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이기도 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여당 정보위 간사가 ‘말’의 무게에 이토록 무감하다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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