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도 정유연도 고영태도, 진짜 이름이 아니었다

이경원 기자 2016. 10. 23. 17: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승마선수 출신 정유라(20)씨는 체육특기자 수시전형을 거쳐 이화여대에 입학한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이름이 ‘정유연’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12일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정씨가 물려받은 토지 등기부등본들에서도 명의인이 ‘정유라’로 바뀐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지난해 12월 5일 정씨는 강원도 평창군 도사리 일대의 임야 등 10필지를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돈을 빌렸다. 특이하게도 외화였는데,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28만9200유로(약 3억6000만원)로 기록됐다.

정씨의 어머니이자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60)씨는 2014년 2월 13일 최서원으로 개명했다. 이 이름은 같은해 말 정윤회(61)씨가 ‘비선실세’로 지목된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개명 전의 이름이 더욱 유명한 모습이다. 최씨의 부탁으로 스포츠에이전트 업체 더블루케이 한국법인 운영에 관여한 최모(56) 변호사는 “최씨가 최순실씨인 줄은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최씨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최 변호사와 함께 더블루케이에서 일했던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 고영태(40)씨 역시 본명과 다른 이름을 쓰며 활동했다. 한독상공회의소가 지난 4월 기존 회원사들에게 더블루케이의 신입회원 가입을 알릴 때, 이 회사의 이사였던 고씨는 ‘고민우’로 소개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박근혜 가방’을 만든 인물이 왜 가명으로 활동해야 했는지 상세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 변호사도 대표이사로 더블루케이 법인을 운영할 때 외국어 이름을 썼다. 한독상의 관계자는 “더블루케이의 디렉터(대표이사)가 한국인인지 알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여러 이름을 가진 이들이 소유하고 운영한 법인들 역시 여러 이름을 갖고 있다. 최씨가 독일 지역에 설립한 것으로 지목된 ‘비덱’ ‘더블루케이’ 등은 정체가 불분명하지만 주소지는 같다. SBS에 따르면 최씨가 매입한 비덱 타우누스 호텔의 매매계약서에서 계약자는 ‘꼬레스포츠 인터내서널’로 돼 있다. 이 계약 전 한국에서 고씨가 설립한 광고·스포츠마케팅 업체인 ‘코어플랜’과 알파벳 표기(core)가 겹친다.

고씨와 최씨는 광고기획 및 스포츠 시설 관리·운영 목적으로 고원기획이라는 법인을 세우기도 했는데, 서로의 이름 한 글자씩을 따서 작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인에서는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알려진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씨가 사내이사로 일한 이력이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