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충분" vs "물러나라" 백남기 부검집행 대치

김훈남 기자 2016. 10. 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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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영장집행 시도, 유족측 반발에 잠시 물러나..종로서장 "유족 응하면 협의할것"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경찰 영장집행 시도, 유족측 반발에 잠시 물러나…종로서장 "유족 응하면 협의할것"]

23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 등 시민들이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대비해 입구를 지키고 있다/사진=김훈남 기자

"협의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홍완선 종로서장) vs "살인경찰 물러나라(백남기 투쟁본부)

경찰이 지난해 11월14일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투병 끝에 숨진 고(故)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 영장을 강제집행하기로 했다. 유족을 비롯한 백남기 투쟁본부 측은 즉각 반발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백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백씨가 숨진 이후 정확한 사인규명이 필요하다며 부검영장을 신청했다. 부검영장은 법원에서 한차례 기각된 끝에 부검 장소와 절차 등에 대해 유족과 협의한다는 조건으로 발부됐다.

경찰은 오전 9시30분쯤 유족 측에 영장 강제집행 방침을 알렸다. 유족과 언론을 통해 소식이 알려지자 투쟁본부 측은 술렁였다.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메신저프로그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장례식장에 모여달라는 요청을 여기저기 보냈다.

경찰 집행예고시간 10분 전 투쟁본부 측 시민 50여명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대열을 만들어 경찰의 진입에 대비했다. 경찰은 장례식장 인근 교통정리 인력을 포함해 형사 80여명, 경비경력 800여명을 대기시켰다.

홍완선 종로서장이 오전 10시 집행예정 시간에 맞춰 경찰 인력과 함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백남기씨 유족 측 변호사는 "부검영장의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며 영장제시를 요구했다. 홍 서장은 "(부검영장을 제시해야 할) 영장집행장소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부검영장 집행조건을 따지는 유족 측에 홍 서장은 "그동안 6차례 부검영장 집행을 위해 협의를 제안했지만 (유족 측이) 응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협의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유족 측은 장례식장 안쪽으로 장소를 옮겨 대화를 하려 했으나 홍 서장은 "(처음 대화를 나눈) 정문과 차이가 없다"고 반대, 1시간 뒤 대화 장소를 정하기로 하고 물러났다. 현장에 나온 시민들은 "살인경찰 물러나라"며 구호를 외쳤고 홍 서장이 물러난 뒤에도 제자리에 열을 맞춰 앉아 대기 중이다.

홍 서장은 "유족에게 계속 동의를 구하고 협의를 충분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는 질문에는 "가급적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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