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젊은이들 브런치 먹을 돈으로 집사겠다" 칼럼에 '벌집'
젊은이들 "어차피 집 못사" 반발…"집 가진 베이비부머가 브런치도 빼앗나"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호주의 유명 칼럼니스트가 젊은이들이 과소비하고 있다며 "카페 갈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고 충고해 젊은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구 통계학자인 버나드 솔트는 최근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주말판에 기고한 칼럼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소비행태를 비난하며 '최신 카페의 폐해'를 꼽았다.
유행하는 카페에서 비싼 브런치를 사 먹느라 집을 살 돈을 모으지 못한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그는 "22달러(약1만9천원)가 넘는 아보카도와 페타치즈를 얹은 5가지 곡물이 든 빵을 주문하는 젊은이들을 봤다"며 "나는 중년이고 가족을 다 부양했기 때문에 이런 브런치를 먹을 수 있지만, 젊은이들이 어떻게 이런 걸 먹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몇 번씩 22달러를 모으면 집 보증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트의 이런 발언은 즉각 젊은 세대들의 반발과 비웃음을 샀다.
카일 셸드릭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는 "솔트의 말이 맞다. 일주일에 22달러를 포기하면 시드니에서 중간 정도의 집 보증금을 모을 수 있다. 175년 뒤에"라고 꼬집었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토니 브로데릭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오늘 아침에 으깬 아보카도를 먹지 않았다. 다음 주에 집을 살 생각에 신난다"고 비꼬았다.
ME 은행은 "집 대신에 으깬 아보카도를 포기하는 건 선택지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주택 자금 대출 마케팅에 이용하기도 했다.
일부 카페에서는 이 칼럼으로 분노한 젊은이들을 위해 가격을 낮춘 으깬 아보카도 토스트를 내놓으며 "우리 아보카도 메뉴로 7달러를 아껴 은퇴 계획에 보태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호주 주재 기자는 칼럼을 통해 "집을 사는 대신 브런치를 먹는 것이 아니라,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브런치를 먹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이미 모든 집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이제는 우리의 브런치까지 차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솔트는 이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기쁘다며 젊은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더 나은 주택 시장을 만드는 조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오스트레일리안에 말했다.
며칠 뒤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상대적으로 싼' 14.5달러(약1만2천원)짜리 으깬 아보카도 브런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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