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술 주민 여러분, 안녕하세요"..한 해적 라디오의 목숨건 방송
IS 거점 이라크 모술 피난민이 비밀리에 세워
주민들이 전화로 IS가 알리지 않은 상황 전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을 장악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저항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 라디오 전파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모처에 비밀리에 세워진 라디오 방송국 '알가드'가 IS가 장악한 모술과 니네베주(州)에 매일 방송을 송출하면서 IS가 알리지 않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가드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모술 등 IS 치하에 놓인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하는 '당신의 목소리를 전하세요'(Deliver your voice)다.
이 방송에서 모술에 사는 라마라는 이름의 여성은 온종일 티그리스 강 서안 등지에서 폭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묘사하면서 주민들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군 정예부대인 황금여단 소속이라는 남성들은 모술에서 동쪽으로 21㎞ 떨어진 기독교 마을 바르텔라를 탈환했다는 낭보를 전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IS가 건물에 부비트랩과 IED 등 폭탄을 설치하고 있으며 거리에서는 병력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말미에 전화 연결을 한 살림이라는 여성이 "음식도 없고 삶이 고되다. 우리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다"면서도 "우리는 굶주림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으며 자유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IS는 2014년 6월부터 모술을 장악하고는 위성TV와 인터넷, 음악, 영화, 서적을 제한했다. 휴대전화 역시 사용을 금지해 일부 사람들만 몰래 사용하고 있다.
IS 입장에서는 이라크군의 진격 소식 등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을 전하고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음악을 트는 알가드가 눈엣가시다.
IS는 전파 방해를 통해 알가드의 방송을 막기도 했다. 알가드는 IS의 공격을 우려해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으며 창업자는 물론 방송 출연자들도 모두 가명을 사용한다.
알가드 공동 설립자인 모술 출신 28세 청년 무함마드 알 모실리(가명)는 원래 모술 주민이었지만 IS가 진격해 오자 인근 도시로 피난을 온 인물이다.
그는 IS로부터 위협을 당한 적은 있지만, 모술에 아직 사는 주민들에 비하면 위험하지 않은 편이라며 방송을 운영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모실리는 "우리는 비정상적인 시기,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한 애청자들이 있다"며 "모술에서 (방송국으로) 전화하는 모든 사람은 죽음이라는 위험을 안고 연락한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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