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플러스] '혐한' 번지는 일본 오사카 가보니..

이정헌 2016. 10. 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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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오사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찾는 인기 관광지이죠. 재일 동포의 수도 12만명으로 가장 많은 곳인데요. 그런데 최근에 이른바 '와사비 테러'이후 오사카발 혐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위험 수위를 이미 넘어선 일본의 혐한 논란, 이정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오사카의 대표 관광지인 도톤보리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인데요.

유명 식당과 유흥업소들이 밀집돼 있어 밤이 되면 더욱 붐비고 사건 사고도 자주 발생합니다.

지난 5일 가족과 여행 중이던 중학생 신모 군이 폭행을 당했습니다. 일본인 남성이 다짜고짜 발로 배를 걷어찬 겁니다.

[사카이 이치로/도톤보리 방범위원 : 저는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아서 못 봤는데요. 나중에 인터넷 등에 그런 얘기가 떠돌았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두명의 여성 관광객도 봉변을 당했습니다. 일본 청년들이 따라붙어 험한 말을 쏟아냈습니다.

관광객들은 불안합니다.

[김희주/서울 : 비행기표 등을 예약해서 취소할 수 없어서 왔는데 그런 사건들이 저에게 일어날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정준영/수학여행 고등학생 : 뉴스나 선생님들이 얘기할 때 일본인들 묻지마 폭행, 비하적인 발언, 이런 게 조금 걱정이었어요.]

초밥에 고추냉이를 잔뜩 넣은 '와사비 테러'로 물의를 일으킨 식당.

요즘은 보란 듯이 와사비를 거의 넣지 않습니다.

[(와사비 안 넣었나요?) 조금만. 조금 더 드려요? (조금 더 부탁드립니다.)]

오사카는 일본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우익 성향이 강한 지역입니다. 부락민으로 불리는 하층민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수시로 열리는 혐한 시위에선 거짓 선동이 난무합니다.

[일본에서 발생한 재일 한국인, 조센징의 범죄가 일본인 범죄의 10배를 넘는다.]

지난 7월 발효된 헤이트스피치 억제법은 처벌 규정이 없어 시위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공휘/오사카 다민족공생 인권교육센터 : 일본에서 최근 10년간 헤이트 스피치, 특히 한국인과 조선인(북한사람)에 대해 매우 폭력적으로 차별을 선동하는 행위가 방치돼 왔습니다.]

최근 피해들을 우범지대에서 일어난 단순 사건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도톤보리 폭행의 경우 일본인과 중국인도 당했으며 한국인만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는 증언입니다.

[요코야마 호노카/도톤보리 식당 직원 : 외국인만 아니라 일본인들간에도 다툼이 많고 치안도 좋지 않습니다.]

간사이 공항을 통해 오사카로 들어오는 한국인 관광객은 하루 평균 4000명.

오사카시는 긴급 진화에 나섰습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오사카 시장 : (관광객의) 안전, 안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민 여러분도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인의 자작극이라는 글 등을 올리며 혐한 정서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한영덕/오사카 여행업체 대표 : 혐한은 항상 있는 일이고요. 영사관이 있다보니까 데모하는 일이 비일비재 일어납니다.]

한일 갈등이 격해질수록 오사카 교민들의 안전은 위태롭습니다.

오사카의 외국인 차별과 혐한 정서는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분명히 존재합니다. 밤에는 특히 안전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상호 비방과 혐오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냉정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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