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한림원 회원 "밥 딜런, 무례하고 오만" 폭발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밥 딜런, 노벨상 원치 않는 것"…시상식 참석도 불분명]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한림원의 한 회원이 현재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을 강력 비판했다. 공식적인 차원의 비판은 아니지만 스웨덴한림원의 불편한 심기를 일부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페르 베스트베리 스웨덴한림원 회원은 21일(현지시간) 스웨덴 공영방송 SVT와의 인터뷰에서 "밥 딜런은 무례하고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밥 딜런은 노벨상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더 거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혹은 반항적인 이미지 그대로 있고 싶은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일부 외신들은 이 발언에 대해 노벨상의 권위를 손상 당한 주최 측의 초조감이 분출된 것이라 봤다.
딜런은 지난 13일 올해 노벨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라카미 하루키 등 쟁쟁한 전문 문학가 대신 가수인 딜런이 상을 받자 논쟁이 일기도 했다.
스웨덴한림원은 수상 발표 직후 딜런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그와 연락이 닿지 못했다. 수상 발표가 일주일 이상이 경과된 현재까지 12월에 열릴 시상식 참석 여부도 알지 못한다.
수상 발표 몇 시간 후 딜런과 그의 밴드는 미국 라스베가스에 있는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다. 당시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그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락페스티벌 '데저트트립'에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딜런 다음으로 공연을 펼친 롤링스톤즈가 "노벨상 수상자와 무대를 공유해본 적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축하한 게 전부였다.
다만 그가 앙코르곡으로 '왜 지금 저를 바꾸려 하나요'(Why Try To Change Me Now)를 부른 게 그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딜런 측은 지난 17일 새 가사집 홍보를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게재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문구를 넣었다. 하지만 이 내용으로 밥 딜런이 수상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기사화되자 바로 해당 문구를 지우기도 했다.
딜런이 노벨상을 거부하면 노벨상 역사상 세 번째로 상을 거부한 사람으로 기록된다. 지난 1958년과 1964년 각각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와 장 폴 사르트르가 노벨문학상을 거부한 바 있다.
이보라 기자 purp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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