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부터 과제까지.." 최순실 딸 정유라 드라마에 등장?

천금주 기자 2016. 10. 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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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방송 인터뷰 캡처(좌) 드라마 밀회에 등장인물 정유라(우)

드라마나 영화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JTBC 드라마 ‘밀회’를 본 시청자라면 최근 정권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름이 같은 데다 극중 상황도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현재와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2014년 3월 17일 시작해 16부작으로 종영했다. 정성주 작가가 집필했고 안판석 감독이 연출했다. 극중 정유라라는 인물은 조연으로 진보라라는 배우가 맡아 열연했다.

◆입학 과정
극중 정유라라는 인물은 2회부터 등장한다. 서한대 음대 교수진이 입학원서를 검토하는 장면에서 이름만 슬쩍 거론됐지만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암시한다.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예비 지도교수 강준형(이하 준형)은 “아무래도 불안하다. 워낙 달려서”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그러자 음대 학장은 그냥 두라며 일갈한다.

상황파악을 못한 또 다른 교수도 “누군데... 정유라?”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뭘 좀 아는 여교수는 엄마가 ‘백 선생’이라고 귀띔해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눈치 없는 두 남자 교수는 백 선생이 누구냐며 되묻는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백 선생과 그의 딸 정유라라는 인물이 설명된다. 투자분석가이자 역술가인 백 선생은 서한대학교의 근간인 서한예술재단 이사장(극중 한성숙)의 최측근이다. 이사장은 백 선생을 통해 투자처를 결정하고 자산을 늘린다. 둘의 관계는 절대적이다. 때문에 교직원들은 이사장을 통해 들어온 백 선생의 청탁을 거절할 수 없다.

백 선생의 딸인 정유라를 실력과 무관하게 무조건 합격시켜야 한다.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3회에선 이를 위해 비밀레슨이 진행되는 장면이 연출된다. 피아노학과 교수인 준형은 정유라의 레슨을 부탁한 후배에게 “실격만 안 당하게 해 달라”고 당부한다. 학장이 직접 전화해 신경을 많이 쓰인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런 상황이 마뜩잖은 후배는 “너무하지 않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준형은 “한 둘이냐? 어느 집단이나 깔아주는 애들은 있게 마련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같은 입학과정이 실제 인물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와 비교된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최경희 총장에게 “2014년 체육특기자 수시 서류 제출 마감일이 지나 정씨가 아시안 게임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입시에 반영될 수 있는지와 면접 당시 정씨가 금메달과 선수복을 착용한 점, 입학처장이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압박한 것에 대해 해명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정씨의 입학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 학교생활
학교생활도 비슷하다. 출석은 물론 과제 제출도 제대로 안한 정유라의 모습이 드라마에도 고스란이 담겨 있다. 4회에서는 2인1조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중주 수업에 빠져 상대 학생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연출됐다. 같은 조인 학생은 수업을 빠지려는 정유라를 붙잡고 “너 땜에 나 F 맞어? 조별 수업 맨날 빠지면 나는 어떡하라고?”라고 항의하지만 정유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를 빠져나간다.

같은 시간 지도 교수인 준형은 동료 교수인 인주에게 정유라의 학점을 청탁하고 있다. 인주는 “출석이 엉망인데 어떻게 주냐. 이중주 수업 한 번 들어왔다”고 항의한다. 준형은 “맘만 먹으면 방법이 다 있지 않냐”고 말한다.

정유라와 같은 조로 수업을 듣는 시은은 홀로 출석했다는 이유로 시작부터 구박을 당한다. 왜 또 혼자냐는 인주의 질문에 “정유라가 도망 가서요”라고 답한 시은. 그러나 인주는 “그럼 다른 애라도 데려와야지, 왜 남 탓을 하니?”라는 기막힌 답을 듣게 된다.

구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중주 수업을 하던 중 인주는 시은에게 “너 같은 애가 어떻게 붙었는지 몰라. 분명 채점 실수겠지. 너는 인간이 아니라 돼지야”라는 망언을 퍼붓는다. 시은이 눈물을 보이자 “뭔 말인지 알아듣긴 하고 우니?”라는 말로 정점을 찍는다.

5회에서는 백 선생이 등장해 딸의 학점을 관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백 선생은 인주를 따로 만나 청탁하고 있다. 그러자 인주는 “신경 쓰지 말라. 합주가 안 맞는 애들이 있다. 조별 과제라 출석만 하면 F는 안 준다”고 말한다. 백 선생은 “그나마도 안하니까...”라고 말을 흐린다. 인주는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전과를 하지 않는 한”이라며 은근슬쩍 권유한다.

이때 등장한 정유라. 인주는 유라에게 “어떻게 여기서 보니? 학교에선 못 보고?”라고 일침을 가한다. 피아노 대신 첼로로 전공을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는 엄마의 제안에 유라는 ‘헐’이라며 짧은 감탄사만 내뱉는다. 백 선생이 당황하자 인주는 “당돌하네. 매력있다”고 호평한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현실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라씨의 전 지도교수는 TV조선에 “잘해라. 정윤회 부인이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함모 교수는 정유라가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과제도 안 내 제적 경고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최순실씨가 전화를 받고 얼마 안 있다 학교로 방문해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이 함 교수에게 전화해 “교수 같지도 않고 이런 뭐 같은 게 다 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친의 태도만 다를 뿐 학교생활이 극중 정유라와 실제가 거의 흡사하다. 모친의 배경도 비슷하다. 최순실씨와 백 선생 둘 다 홀로 딸 아이를 애지중지 키우고 있으며 예체능 특기자로 대학에 진학시킨 점 등이 대표적이다. 극중 정유라는 백 선생의 주 고객인 이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위기에 처하자 해외로 도망가면서 끝이 난다. 그러나 현실에선 어떻게 될까. 결말이 궁금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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