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딸들 돈 없어 어려워하니 신경 써 달라'고 말해"

나운채 2016. 10. 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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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실질운영 B사 대표 이모씨 증인 출석
"신 이사장 딸들 직접 근무 안 하고 급여 받아"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사실상 운영하는 회사의 대표에게 "딸들이 돈이 없어 어려워하니 회사에서 좀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21일 열린 신 이사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롯데그룹 관계사 B사 대표 이모(56)씨는 이같이 증언했다.

유명 브랜드 제품 유통업체인 B사는 신 이사장의 장남인 장모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장씨의 건강상 문제로 사실상 신 이사장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씨는 이날 재판에서 "신 이사장이 '딸들이 돈이 없어 어려워하니 회사에서 좀 신경 써 달라'고 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씨는 신 이사장의 딸들이 B사에서 직접 출근해 근무하지 않아도 월급을 지급했고, 이사로 등재됐으나 이사회결의 등에서도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이사장의 딸들의 급여는 연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표인 저의 월급과 버금가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사 업무를 맡은 신 이사장의 한 딸에 대해서는 "업무회계 감사 업무를 한 적이 없다"며 "(회계 지식에 대해서는)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는 신 이사장에게 (직접)일하지 않는 딸들이 급여를 받아 가면 문제가 된다고 건의했었고, 받아들여졌다. 이후에는 다른 임원의 명의로 신 이사장의 딸들에게 급여를 줬다.

또 신 이사장이 또 다른 회사를 설립할 당시 B사 명의로 가지급금을 딸들에게 지급한 뒤, 이를 변제하기 위해 이씨의 성과금을 부풀려 차액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아울러 이날 신 이사장에게 매장 위치를 변경해 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한모(59)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씨는 "네이처리퍼블릭과 컨설팅 계약을 맺기 전, 이미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약을 맺은 한씨에 대해 신 이사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며 "'한씨가 신 이사장과 친분이 있다'는 내용을 보고하자, 신 이사장은 "한씨가 내 친분을 이용해 돈 가지려는 거 같다"고 놀라며 약간 화를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씨가 화장품 업계에선 잘 알려지지 않고 경험이 없다는 점 외에는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2012년 이후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의 입점 및 매장 위치 변경 등의 명목으로 35억원의 뒷돈을 챙기고 회삿돈 47억3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사결과 신 이사장은 2012년 10월 한씨를 통해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에 입점한 점포수를 늘려주고 기존 매장은 크기를 확장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사장에게 지시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좋은 자리로 변경해줬고 한씨는 네이처리퍼블릭으로부터 6억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신 이사장은 한씨와 관계가 틀어졌고 B사를 통해 네이처리퍼블릭으로부터 8억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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