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김정은 삼남매의 생활을 보니..

김학재 2016. 10. 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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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와인 10병 마시는 김정은”

지난 5월 일본의 초밥 장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69)의 방북 수기가 국내 언론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겐지는 1982년부터 북한으로 가 고려호텔 일식당 등에서 일해 '김정일의 요리사'로 불리는 인물인데요, 1983년생의 김정은 제1위원장과는 7세 무렵부터 놀이 친구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겐지는 수기에서 지난 4월 12일 김정은, 김여정를 만나 만찬을 함께 했다고 밝혔습니다. 겐지는 만찬에 참석한 사람들의 수와 착석한 위치, 대화 내용 등 비교적 상세히 만찬 상황을 묘사했는데요, 처음 김정은을 만나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눌때 "김정은이 일본이나 한국에서 '130㎏의 뚱보'라는 야유를 받고 있지만, 포옹했을 때에는 양손을 김정은의 허리 뒤에서 맞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식사 자리에는 반주로 고급 보르도 와인이 나왔는데 김정은이 "며칠 전 하룻밤에 보르도 와인을 열 병이나 마셨더니 위 상태가 조금 나빠진 듯 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만찬에는 이름 모를 미녀들 6명도 함께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 앞서 최근 북한동향 보고를 통해 밝힌 김정은의 최근 건강 상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2~3일마다 공개활동을 하는 등 외향상 이상은 없어 보이지만 과음과 과식 등 식습관이 무절제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 김정일의 사례에서 보듯 심장 심장병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미뤄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진단도 내놓았습니다.


스위스에서 유학을 한 김정은의 비만 원인 중 하나는 에멘탈 치즈라는 첩보도 있습니다. 구멍이 송송 뚫린 경질 치즈로 고소한 호두맛이 나며 와인 안주로 쓰이는 에멘탈 치즈를 즐겨 먹는 김정은은 집권 이후 북한 기술로는 스위스에서 즐기던 이 치즈맛을 내지 못하자 화를 내기도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북한 당국에서 관리를 프랑스의 치즈전문학교에 파견해 기술 교육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은 또 현지 시찰에서 보면 항상 담배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데요, 심지어는 미사일 발사 시험장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폭음에 과식…점점 뚱뚱해지는 김정은

국정원은 지난 7월에도 비슷한 첩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2012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처음 등극했을 때는 90㎏이었는데 2014년에는 120㎏, 최근엔 130㎏까지 몸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는데요, 최근 4년 새 40㎏가량 늘고 폭음·폭식으로 인한 성인병 발발 가능성도 있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은의 2012년(왼쪽)과 2016년(오른쪽) 모습


이 사진은 영국의 신문 더 선(The Sun)지가 지난 7월에 공개한 김정은의 모습입니다. 2012년의 사진은 비교적 혈색이 좋고 눈썹도 길며 눈동자도 또렷한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사진을 보면 잡티가 늘고 눈썹도 짧아졌으며 얼굴에 살이 더 많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눈에 비교해도 4년 사이에 더 살찌고 건강이 안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또 신변 위협에 대한 심적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최근 국방부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반발해 김정은을 암살할 참수 작전을 펼칠 특수 부대를 만들겠다고 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한미연합훈련이 펼쳐지는 기간에는 김정은이 공개 석상에 나타나기를 꺼리고 동선과 행선지를 자주 바꾸는 등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볼 때 이 같은 심리적 부담은 어쩌면 당연할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철은 정신불안…24시간 감시 받으며 술 먹으면 행패”

김정은의 형 김정철은 영국 가수 에릭 클랩턴(Eric Clapton)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국의 에릭 클랩턴 콘서트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기도 한 김정철은 김정은의 형이면서도 후계자 자리를 동생 김정은에게 빼앗긴 비운의 인물입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김정철이 "계집애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일본인 겐지 후지모토가 전했는데요, 콘서트장에서 포착된 그의 모습도 다소 내성적이고 유약한 성격을 가진 듯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습니다.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24시간 철저한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또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 방 안에서 술병을 깨고 행패 부리는 등 약간의 정신 불안 상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지난해 겨울에는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생 김정은을 향해 "원수님의 배려로 스키장에 오게 돼 너무도 고마워 감기에 걸린 것도 잊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구실도 못 하는 못난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감사 편지를 동생인 김정은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다소 황당한 얘기로도 들릴 수 있지만 3대 세습에 우상화 작업이 한창인 최고 지도자 김정은에게 같은 백두혈통으로서 행여나 심기를 건드리는 언행을 한다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만큼 처신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계자 자리를 놓고 한때 형제간 경쟁과 다툼이 있을 법한 관계였던 김정철은,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스트레스와 심적 고통을 받고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김정철은 김정은에 의해 처형된 고모부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고모)를 가끔 방문해 안부를 묻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말을 듣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모부마저도 잔인하게 처형하는 동생 김정은의 예측 불허 성격과 괴팍한 품성을 볼 때 자신도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최고 지도자의 형으로서 평생 갖고 가야 할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철저한 통제와 감시, 감금 생활이나 다름없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철창 없는 감옥과도 같아서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거나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김여정, 사소한 실수도 용납 안해…권력 남용”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지난 6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 외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여정은 7차 당 대회 당시 노동당 선전 선동부 부부장으로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당 대회 홍보를 주도했는데요, 당시 매끄럽지 못한 외신 기자단 운영과 의도와는 달리 체제 비판적인 기사들을 내보낸 외국 기자들로 인해 북한 당국을 당혹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여동생인 만큼 그녀의 힘은 막강합니다. 김여정은 간부들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 남용 행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빠와 같이 백두혈통으로서 아량이나 관대함은 없이 공포 정치로 권력 핵심계층을 주무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여정에 대해 후지모토 겐지는 결혼을 하지 않은 독신이라고 김정은에게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는데요. 아직도 그녀가 결혼을 했는지 여부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김 씨 일가들은 북한 로열 패밀리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지배층의 도덕적 의무)나 인자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주민들이 태풍 피해로 엄청난 인명과 재신 피해를 냈지만 김정은은 현장 한 번 둘러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고작해야 김정은이 수해 주민들에게 담요를 보내 주었다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김정은 세습 독재는 큰 홍수나 가뭄에 시달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을 동원해 여명 거리 건설 등 무조건 속도전으로 과업을 달성할 것을 다그치는가 하면 막대한 돈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부으며 민생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 독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김학재기자 (windo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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