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중진의원 측근, 돈 받고 강만수 통해 대출알선

안아람 입력 2016. 10. 21.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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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설비업체 추가대출 청탁

단계 건너뛰고 500억 대출해줘

업체대표 올 분식회계 혐의 재판

검찰, 받은 돈 의원에 전달 의심

강만수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

여당 중진의원 측이 산업은행을 통해 특혜성 대출알선을 해주고 업체 대표로부터 수천만 원대의 뒷돈을 받아 챙긴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20일 검찰과 금융업계,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길배)는 이날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 보좌관 K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K씨가 2012~2013년 강만수 당시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청탁해 주는 대가로 플랜트 설비업체인 W사 대표 박모(53)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W사가 당시 신용등급이 낮아 산업은행에서 추가대출을 받기 어렵게 되자 박씨가 K씨를 통해 강 전 회장에게 대출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산업은행이 정상적인 대출단계를 건너뛰고 W사에 500억원 가량을 추가 대출해준 사실을 확인했다. W사는 여당 중진의원의 지역구 부근에 있는 회사다.

검찰은 조만간 K씨를 소환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K씨가 박씨로부터 수수한 돈이 K씨가 보좌하는 국회의원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자금흐름을 확인할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W사는 2012년 11월부터 2년간 산업은행으로부터 모두 670억원을 대출 받았다. 산업은행은 2014년 3월 이 업체를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지원을 위한 ‘KDB Global Star’로 선정했지만 같은 해 6월 박씨와 재무이사가 139억원 횡령ㆍ배임 혐의로 구속됐으며, 지난해 3월 최종 부도 처리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올해 5월에는 1,5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박씨와 전직 임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처럼 부실한 회사에 거액을 대출해준 과정에 강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회장의 산업은행 재직시절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도 이날 산업은행을 압수수색, 당시 대출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검찰은 박씨의 청탁을 받은 해당 의원 측이 강 전 회장을 여러 차례 접촉한 정황을 이미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산업은행장 재직 당시 특혜성 대출 청탁을 받고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강 전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강 전 회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mailto:oneshot@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mailto: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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