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난 팀 삼성 소속".. 삼성 "사실 아냐"

김진명 기자 2016. 10. 2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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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 국제승마聯 개인 소개란에 써 "아버지, 朴대통령 보좌" 언급도 삼성 "현재 승마단 운영 안해" 작년 3월부터 승마協 회장 맡아.. 이때부터 지원 문제 불거져 삼성 "알고보면 우리도 피해자"

'정권 비선 실세' 논란을 빚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국제승마연맹(FEI)에 '삼성팀' 소속 선수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정씨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정유라씨가 삼성 소속 선수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지원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 때문에 "정씨가 다른 선수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삼성 소속이라고 사칭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유라는 '삼성팀 소속' 밝혀

국제승마연맹은 홈페이지에서 경기마(馬)와 입상 경력 등 현재 활동 중인 각국 승마 선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정보 가운데 개인 정보(Personal Info) 소개란은 선수가 수시로 본인이 원하는 내용을 입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는 정씨가 소속 클럽·팀으로 '한국 삼성팀(Team Samsung : Korea)'이라고 올려놓았다는 점이다.〈사진〉 정씨는 지난 18일 마지막으로 고친 자기 소개란에, 소속 학교로 '한국 이화여대'라고 기재했으며, 가족란에는 '아버지인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정씨가 삼성 소속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010년 삼성전자 승마단을 해체한 이후 현재는 장애우를 위한 재활 승마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을 뿐 승마단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승마단이 없으니 소속 선수도 있을 수 없는데 정씨가 왜 삼성 소속이라고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삼성은 조만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곤혹스러운 삼성, "우리도 피해자"

삼성은 정씨 문제로 또다시 삼성이 거론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승마와 인연이 깊은 삼성그룹이 정씨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해명하기 바빴는데, 또다시 의혹에 휩싸일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의 정씨 지원설이 나오는 것은 삼성이 승마와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오너 일가(一家)가 대대로 승마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08년 비자금 조성 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검찰에서 '승마의 즐거움'에 대해 길게 강의할 정도였고, 이재용 부회장은 1990년대에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3월부터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후 정유라씨 지원 문제가 불거진 것도 공교롭다. 현재 승마협회 회장도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맡고 있다.

승마협회 안팎에선 삼성이 정씨를 꾸준히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승마협회 임원 출신인 박모씨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박씨는 정씨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올해 초까지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정씨가 훈련장으로 사용할 독일 승마장 관리를 맡았지만, 최근 업무 처리 방식에 불만을 가진 최순실씨와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승마계 관계자는 "올해 초 최씨와 박씨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최씨가 삼성에 전화를 걸어 '앞으로 박씨와 관계를 끊었으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말했고, 박씨도 삼성에 전화해 '그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나를 미워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그냥 승마계에 떠도는 소문일 뿐이며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다"면서 "알고 보면 우리가 피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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