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추모대회.. 딸 민주화씨 "암울한 시대, 진실 밝혀야"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농민 고(故) 백남기씨(69)를 기리기 위한 첫 추모대회가 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 대학로에서 주최추산 3만명(경찰 추산 7500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민주화·농민 운동가인 백남기 농민의 삶은 이 땅 고난의 역사를 짊어진 채 투쟁하는 고귀하고 값진 삶"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은 경찰이 머리를 정조준해 직사한 물대포에 쓰러졌지만 대통령은 사과 한 마디 없고 책임자들은 심지어 승진했다. 고인이 돌아가신 뒤 정권이 처음 한 일은 병원 봉쇄와 시신 탈취 시도였다"고 규탄하며 책임자 처벌과 부검시도 중단 및 특검 도입 등을 촉구했다.
백남기씨의 둘째딸 백민주화씨는 "자식으로서 못해드린 것도 많고 풀어드릴 억울함도 쌓여있다"며 "거짓이 모여 가려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는 자식으로서 감당한 몫이자 암울한 시대의 몫"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부검에 왜 동의하지 않냐는 말도 있지만 어느 자식이 고통받던 아버지를 다시 수술대 위에 올려 정치적으로 훼손시킬 수 있겠냐"며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은 생명이다. 이러한 기본정신 갖추지 못한 경찰의 물대포에 아버지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끔찍한 희생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양심있는 경찰이라면 집회 참가자들을 잘 보호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씨는 발언 중간중간 울먹거리나 흐느꼈으나 발언을 끝까지 이어갔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참석해 "백남기 농민에 대한 슬픔의 눈물을 분노의 행동으로, 연대의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바로 나, 우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추모대회가 끝난 뒤 대학로에서 4개 차로를 이용해 종로5가·종로1가를 거쳐 청계 모전교까지 3.5㎞ 구간을 행진한다
당초 주최 측은 모전교에서 다시 백남기 농민이 숨진 종로1가 르메에르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청까지 행진하기 위해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에 대해 금지통고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경찰청까지의 행진을 상황을 봐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공공부문 대책위원회는 같은 자리에서 총파업투쟁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지를 확인하고 공유하는 '성과․퇴출제 폐기!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건설!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오후 1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 청소년모임' 주최로 추모대회를 열고 "백남기 할아버지가 무엇을 했는지, 왜 죽어야 했는지 보고 들었다"며 "백남기 할아버지의 이름을 새기고 마지막 숨을 삼킬 때까지 놓지 않았던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겠다"고 애도했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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