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아모레 '가습기살균제 치약'(a.k.a. 메디안) 쓴 내 운명은?

이슈팀 함혜인 기자 2016. 10.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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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왕 김꿀빵]

[머니투데이 이슈팀 함혜인 기자] [[설명왕 김꿀빵]]

잠깐! 기사 읽기 전에 우선 집에 있는 치약 한 번 확인해봐. 만약 그 치약이 '메디안'이거나,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이거나, '미원상사'로부터 원료를 납품받은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이라면….

지금 당장 그 치약을 들고 집 근처 마트로 가봐. 그 치약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입이 짭짤할 것이여. '2016 F/W 유행예감 용돈벌이'가 될 것 같아(#내_돈_주고_산_치약이란_게_함정).

9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메디안 치약 회수 안내판이 걸려 있다.

왜냐고? 지금 난리가 났거든. '메디안=가습기 살균제 치약'이라고. 무슨말이냐면 약 4000여명의 피해자와 920명의 사망자를 만들어낸 가습기 살균제(feat. 옥시) 속 성분이 그대로 치약에 들어갔다는 얘기야.

자기네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있다는 걸 들킨 아모레퍼시픽은 부랴부랴 성분 검출된 치약 11개 제품을 전량 회수한다고 발표했어.(#요새_전량회수가_유행인가요?)

△구매일자 △사용 여부 △본인 구매 여부 △영수증 소지 여부 등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져오면 모두 환불해준다는 거야. 지난달 28일부터 환불조치가 시작됐고, 이미 약 50만여 개가 환불 처리됐대.

메디안 홈페이지에 뜬 아모레퍼시픽의 사과문/사진= 메디안 홈페이지

아니 잠깐!!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그 가습기 살균제 치약으로 양치를 하루에 3번씩 수십 년 간 해왔는데 지금 그깟 돈이 뭣이 중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내 몸은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 말야.

◇'가습기 살균제 치약' 문제 없다고? 결론부터 얘기하면 안심해도 된대.

회수 대상 11개 치약에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 '클로로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나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이 들어간 치약을 사용했다고 해도 우리 몸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야. CMIT나 MIT를 기체 형태로 직접 들이마시는 게 아니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메디안 치약에 들어있는 이 두 성분의 양은 미량이었대. 제품당 CMIT, MIT의 양이 0.0022~0.0044ppm에 불과했다는 거지.(1kg 당 유해물질이 0.0022~0.0044mg 있다는 말) 게다가 우리가 양치를 하고 입안을 물로 헹구기 때문에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야.

/사진=jtbc 예능프로 '아는형님' 캡처.(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실 해외에서는 이 두 성분을 아무렇지 않게 치약 보존을 위해 사용한대. 미국에서는 치약 제품에는 CMIT와 MIT의 함유량을 딱히 제한하고 있지 않고, 유럽 국가에서도 15ppm 이하라는 관대한 규제(CMIT, MIT가 15ppm 함유돼 있는 치약의 하루 사용량을 흡수해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결과 토대)가 있을 뿐이야.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CMIT와 MIT를 화장품에도 사용하고 있다니까 말 다했지 뭐.

◇다른나라는 다 되는데 한국은 왜? 우리나라가 이들 성분에 이토록 민감한 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문이야. 이 사건 이후 가습기 살균제 성분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정부는 치약 보존제로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사프로필까지 얘네 셋밖에 사용할 수 없도록 했어.

의약외품이나 화장품 같은 경우에도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에는 0.0015% 범위 안에서 사용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는 CMIT와 MIT 사용을 금지했어.

◇나 떨고있니? 괜찮다고 하는데도 불안한 건 왜지? 그런데 말야. 정부와 전문가들이 괜찮다고 하고, 해외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데 뭔가 계속 불안하면서도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건 왜지? 나만 그런거야?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해. 정부가 괜찮다고 했는데 안 괜찮았던 적이 어디 한 두 번이냐고.

① △미원상사 △아모레퍼시픽 △식약처… 너네 다 몰랐니?메디안 치약이 소비자들에게 유통되기까지는 원료를 납품하는 △미원상사, 받아파는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검토하는 △식약처라는 큰 줄기를 거쳐야 해. 근데 셋 중 누구 하나 문제 제기 없이 이를 유통했다는 게 진짜 문제야.

특히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문제가 얼마나 컸는데, 가습기 살균제 치약이 이렇게까지 활개치는 동안 대체 뭘 한거지?

아마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이번에 국회에서 지적하지 않았다면 가습기 살균제 치약의 존재는 평생 그 누구도 모른 채 조용히 넘어갔을 거야.
② 식약처의 황당한 해명 + 파워 뒷북단속도 부실했던 식약처. 국민들에게 한 해명이라곤 "아~ 우리가 금지 성분으로 정한 게 맞긴 한데, 사실 아무 문제 없으니 안전해. 봐봐 다른나라도 다 쓰잖아~"라니. 자기들이 금지성분이라고 해놨으면 그걸 지켜야지 해외 들먹이면서 괜찮다 할거면 뭣하러 금지성분해놨다요?

문제 다 터지고, 가습기 살균제 치약들이 전국에 뿌려지고 나서야 전수조사에 나섰으니 뒷북을 아주 제대로 치고 있는 것 같아.

게다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지만 제품은 회수하라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논리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다니…
유재석 기분=우리 기분/사진= MBC 무한도전 캡처

어쨌든 우리들 입장에선 아모레퍼시픽한테도 화가 나고, 정부한테도 화가 나.

CMIT나 MIT가 유해하든, 무해하든 정부가 규제를 정해놨으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치약에 안 넣어야 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비정상적인 제품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뿌리는 기업에다가, 이를 감시해야 할 정부가 '멍'만 때리고 있다가 '뒷북'이나 치면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니…

이런 일들이 일상처럼 일어나니까 국민들은 더 불안하고 화가 날 수밖에… 정부든 기업이든 제발 사건 터지기 전에 미.리.미.리 조사해서 이런 얘기 뉴스에서 그만 보고싶다. 그치?

이슈팀 함혜인 기자 hyein009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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