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제3후보 게리 존슨에 "왜 남아있나" 함량미달 논란
"알레포가 뭐죠?" 이어 존경하는 외국지도자 꼽으라는 질문에 쩔쩔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아직도 대선 레이스에 남아 있는가?"
미국 대선 제3 후보인 자유당 게리 존슨을 놓고 이러한 여론이 일고 있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7∼8%로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보여온 그가 최근 유세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연출하며 망신살이 뻗친 탓이다.
뉴멕시코 주지사를 지낸 존슨은 지난 28일 MSNBC방송 주최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가장 존경하는 외국 지도자를 꼽아달라는 진행자 크리스 매튜의 질문에 머뭇거리다 답을 못했다.
매튜가 "어떤 대륙과 나라든 상관없다. 한 명만 말해달라"고 다그쳐도 난처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전직 멕시코 대통령을 생각하다 '알레포의 순간'을 다시 맞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알레포의 순간'이란 그가 지난 8일 MSNBC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알레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알레포가 뭐죠?"라고 되물어 외교 무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는 정부군과 반군이 격전을 벌이는 요충지다.
CNN은 존슨의 실수가 잇따르자 그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는 데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갈 표를 깎아 먹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클린턴은 전날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아니면 내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 트럼프 아니면 나"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주 한 라디오쇼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는 제3 후보에게 투표하면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존슨의 '존재감'은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후보 간 경쟁이라는 점 때문에 커졌다.
존슨도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극도의 당파성이 즐거움을 줄지는 모르지만 한 국가를 운영하는 데는 끔찍하다. 우리가 대안"이라며 "미국인에게 공통분모를 찾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날 트위터에는 "(존경하는 외국 지도자를 떠올리라는 질문을 받은 지) 24시간이 거의 지났지만, 여전히 내가 존경하는 외국 지도자를 떠올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존슨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윌리엄 웰드도 CNN에서 "존슨은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며 "TV 돌발 퀴즈는 그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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