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김기덕 감독 "성현아, 재능 아까운 배우라 출연 제안.. 폐 끼칠까 거절하더라"
[스포츠한국 이동건 기자] 영화 '그물'을 연출한 김기덕 감독이 성현아를 캐스팅한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그물' 김기덕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성추문에 휩싸였던 성현아의 캐스팅 이유를 물었다.
성현아는 지난 6월 2년 6개월의 긴 재판 끝에 성매매 관련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물'에 성현아를 캐스팅하는 데 있어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김 감독은 "민감한 질문이라는 생각보단 '왜 이 질문을 안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운을 뗐다.
김 감독은 "그 이유는 이 영화에서 성현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영화가 진지한 고민을 주지 않았다면 성현아의 모습이 보였을 것"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전 그 배우의 재능을 알기 때문에 너무 아깝다. 한편으로는 '누가 어떤 일을 겪을지 아무도 모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우리는 무대에서 벌거벗겨진 사람들을 보고 말할 뿐이다"라며 "지금은 (성현아에게) 안타까운 시간들이지 않나.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 고민 끝에 출연 제안을 했다. 큰 역할로 컴백하면 좋겠지만 '작은 역할이라도 서면 어때요' 하고 메일로 물어봤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처음엔 성현아가 영화에 폐를 끼칠까 봐 거절하더라. 캐스팅에 대해 모두에게 물어볼 수 없어 류승범에게만 물었다. 이 배우를 참여시키고 싶은데 반대하면 안 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할 수 있다고 하더라. 영화를 배급하는데 혹시 이슈가 되지 않겠냐고 배급사 대표에게도 연락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사건을 제가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배우로선 좋은 사람이다. 류승범과 배급사 대표, 두 분의 동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성현아가 단역으로 짧게 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현아는 촬영장에 와서 한두 시간만 찍고 갔다. 그날 총 열 신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빨리 진행하고 갔다. 시사회는 저희에게 피해가 갈까 봐 못 오셨다"고 밝혔다.
한편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 철우(류승범)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작품. 오는 6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이동건 기자 ldgld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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