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11개월 만에.. 눈물 젖은 수주

김창훈 2016. 9. 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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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11개월 만에 수주한 LNG선보다 규모가 작은 16만㎥급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올해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던 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의 수주다.

삼성중공업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수주지만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연초 목표 대비 수주 실적은 여전히 10%대에 불과하다. ‘수주 절벽’ 때문에 올해 조선업체들의 매출이 예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유럽의 한 선사와 18만㎥급 LNG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총 4,200억원 규모 계약으로 1척은 이날 법적으로 계약이 발효됐고, 나머지 1척은 연내에 계약이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자구계획 발표 때 공개한 연간 수주 목표(53억 달러) 달성률은 0%에서 약 8%로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탈리아 ENI사의 3조원 규모 모잠비크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인도 게일사의 LNG선 입찰 등에서 모두 성공한다고 해도 올해 남은 3개월간 53억 달러 수주 목표를 채우기는 불가능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수주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8월말 기준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총 수주액은 22억 달러로, 연초보다 낮춰 잡은 수주 목표(187억 달러)의 12% 정도만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수주액이 10억 달러에 그쳐 목표(62억 달러) 대비 달성률이 16%에 머물고 있다.

이는 척당 5억 달러가 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완전히 끊겼고, 머스크라인 등 대형 선사들까지 허리띠를 졸라 매며 신규 선박 발주를 줄인 영향이다.

조선업체들의 남은 일감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6월말 기준 수주 잔량은 현대중공업이 23조원, 삼성중공업이 13조원, 대우조선해양이 25조원 규모다. 기간으로 따지면 현대중공업은 1.4년, 삼성중공업은 1.1년, 대우조선은 1.9년치 일감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FLNG 3척 건조 계약이 해지되면서 5조원 이상의 일감이 날아갔다.

수주 가뭄으로 인해 일감이 줄면서 문을 닫는 조선소도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07년 66곳이었던 국내 조선소는 지난해 말 47곳으로 28.9% 감소했다. 2013년 오리엔트 조선과 21세기 조선, 2015년 신아에스비 등 중소 조선소 19곳이 문을 닫았다.

한국기업평가의 서강민 책임연구원은 “조선 3사가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더라도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향후 매출이 50%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mailto: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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