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순간에서 움직인 발가락"..코마 상태서 회복한 여대생

이희경 2016. 9. 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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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영국의 한 여대생이 생명유지 장치를 의사가 떼기 직전 발을 움직여 살아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코마’ 상황에서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한 이 여대생을 두고 영국인들은 “살아있는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7월20일 뱅거대 로스쿨 재학생인 샘 해밍턴(22)은 남자친구의 차를 타고 해리퍼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가다 사고를 당했다. 그의 남자친구는 경미한 부상에 그쳤지만 해밍턴은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는 충격으로 목뼈 네 곳이 부러지고 머리가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교통사고 이후 샘 해밍턴 침실에 누워있는 모습. GSWNS.COM

해밍턴은 즉각 인근 코벤트리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모두 세 번의 대수술을 받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결국 사고 이후 19일 지난 뒤 진행된 6시간에 걸친 대수술 이후 해밍턴은 코마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해밍턴의 부모에게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라”고 말했고, 해밍턴의 엄마 캐롤은 딸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병실 사진을 찍으며 작별을 준비했다.
하지만 해밍턴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의료진이 모인 자리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캐롤은 “우리는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모였고, 의료진은 기계 스위치를 내리려고 했다”며 “하지만 믿을 수 없게도 딸 아이가 발가락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의료진이 아이에게 열이나 차가운 것에 반응하는 지 알아보는 테스트를 하려고 했지만 하지 않았고, 대신 차가운 붓으로 몸을 문지르는 확인 절차만 실시했다”며 “이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뇌반응이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발가락을 문지를 때 아이가 반응을 했다”고 덧붙였다. 
기적적으로 회복한 샘 해밍턴이 활짝 웃고 있다. GSWNS.COM

해밍턴은 이후 기관절개술을 받은 뒤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 스스로 숨을 쉬게 됐다. 죽음이 아니라 살아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생명유지 장치가 제거된 것이다. 해밍턴은 두 달 후에 집으로 돌아갔다. 현재 해밍턴은 머리 왼쪽을 크게 다쳐 좌뇌를 사용할 수 없지만 오른쪽은 거의 다치지 않아 걷거나 말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적의 주인공인 해밍턴은 “사고 당시 상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확실한 건 내가 집에 돌아왔다는 사실”이라며 “내가 발가락을 움직여서 살았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나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고, 잠깐이라도 스스로 걸을 수 있다”며 “사고 이 전에 변호사를 꿈꿨는데, 이 목표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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