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터치]한반도에 전쟁이 난다면..

최명용 기자 입력 2016. 9. 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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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고 또 줄이고..감축 일변도 산업구조조정 유감
미국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가 13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5K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016.9.1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한반도는 엄밀히 말해 전쟁 상황이다. 휴전협정으로 전쟁이 쉬고 있는 상태일 뿐이다. 더욱이 최근엔 긴장 수위가 더 높아졌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 실험발사에 핵실험까지 감행하며 군사도발을 일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해 '통제 불능'이라고 엄포를 놓고 맞불을 놓았다. 끔찍한 일이지만 전쟁 가정은 가능성 제로가 아니다.

전쟁이 난다면 끔직한 참극에 한국을 둘러싼 열강의 갈등까지 복잡한 문제가 야기된다. 하지만 경제에 좁혀서 보면 전 세계가 환호를 지를 지도 모른다.

글로벌 경제는 공급 과잉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며 야기한 인플레이션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전세계 소비는 얼어붙었다. 중국 경제까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 들면서 공급 과잉 이슈는 해소가 쉽지 않다.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면 이같은 공급 과잉 이슈를 한번에 해소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력 사업은 절묘하게 겹친다.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해운 기계 중공업 화학까지 한국의 주력 사업은 모두 중국과 일본의 주력 사업이다. 또 공급 과잉을 야기한 대부분 사업이 한중일 삼국의 주력 사업이다.

한국에 전쟁 상황이 벌어져 주요 산업 시설이 파괴된다면 단 한번에 공급 과잉 이슈가 해소된다.

비슷한 상황을 이미 경험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 해운 운임이 급등했다. 한국의 해운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계 해운업계 공급 과잉이 줄어든 것이다.

물론 부작용은 한국경제가 고스란히 더 안았다. 국적선사가 망가지면서 은근히 혜택(?)을 누려 오던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편익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금융논리에 맡기지 않고 산업적 시각에서 초동단계에 합병을 포함하는 업계 재편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한국 정부는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한진해운식 해법을 시도하려는 구조조정 움직임은 더 있다. 최근 철강협회가 의뢰해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내놓은 철강업계 구조조정안은 한국의 후판 공장 시설을 폐쇄하라는 권고가 담겨 있다. 컨설팅회사들의 진단은 단순하다. 조선업이 침체이고 철강업은 공급 과잉이니 먼저 후판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선업계도 도크를 구조조정하고 합종연횡식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계획도 공공연하게 흘러 나온다.

당장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한국에서 일방적으로 설비와 생산을 줄이면 그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지도 고민할 일이다. 지금 진행되는 산업구조조정 방향은 전쟁이 나서 제철소나 조선소들이 문을 닫게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꼴과 다를게 없다.

지난 수년간 주요 대기업들은 한국에서 공장을 짓기보다 해외 공장 신설을 선호했다.정부의 규제가, 정치의 압박이, 노조의 억지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

경제 정책 면에선 우리 스스로 전쟁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런 한반도를 보며 웃음을 짓는 사람들은 따로 있을 것이다. IMF 외환위기 때 한번 당했던 일 아니던가.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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