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성과연봉제 노사합의에 정부 "부실 합의" 비판(종합)

2016. 9. 29. 19: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과연봉제 추진 의지 없는 것"..다른 공공기관 영향 줄까 우려 행자부 "불이익 제도 엄격 적용"..노동계는 "다른 기관도 적용해야" 환영
서울지하철 파업 종료 (서울=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사가 성과연봉제 반대 파업 3일째인 29일 파업을 종료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 5개 공사 노사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집단교섭 4차 회의를 거쳐 오후 2시 합의에 성공했다. 사진은 서울 지하철 노사 타결 현장. [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성과연봉제 추진 의지 없는 것"…다른 공공기관 영향 줄까 우려

행자부 "불이익 제도 엄격 적용"…노동계는 "다른 기관도 적용해야" 환영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김준억 기자 = 29일 파업을 종료한 서울 지하철 노사의 성과연봉제 관련 합의에 정부는 상당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흘째 파업을 벌여온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 5개 공사 노조와 사측은 이날 오후 2시 합의에 성공해 파업을 종료했다.

노사 합의안은 ▲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는 단위 기관별 노사 합의로 결정 ▲ 저성과자 퇴출제 등 성과와 고용 연계하는 제도는 시행하지 않음 ▲ 지방공기업 자율경영 확대 및 중앙정부 공공기관과의 처우 격차 해소 노력 등을 담았다.

서울시는 "시민의 이용 편의와 안전을 위해 지하철 파업 종료 결정을 해준 양 공사 노조와 지하철 단축 운행에 협조해 준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서울 지하철 노사 등이 과연 성과연봉제 추진의 진정한 의지를 갖고 이번 합의안을 끌어냈느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임서정 노사협력정책관은 "진정 성과연봉제 추진 의지가 있다면 언제까지 노사 합의를 끌어낼 것인지, 논의 과정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이 담기지 않고 단순히 '노사 합의로 결정한다'는 문구만 담은 것은 국면 전환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공기업 개혁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열성적으로 추진했는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며 "청년수당이 좌절된 서울시가 성과연봉제에 딴지를 거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성과연봉제가 청년 채용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확산하려고 한다.

매년 업무능력이나 성과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 임금형태 탓에 기업들이 고임금 부담을 느껴 신규 채용을 기피하므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청년고용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논리다.

정부는 간부급 직원에게만 적용하던 성과연봉제를 최하위 직급을 제외한 전체 직원으로 확대키로 하고, 올해 1월 각 공공기관에 이를 권고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기관에는 경영평가 인센티브와 성과급을 주겠다고 독려한 결과, 정부 권고안이 발표된 지 5개월 만인 6월 전체 120개 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완료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대상인 지방공사·공단 143개 사는 서울시 산하 5개 사와 대전 1개 사를 제외한 137개 사가 도입을 마쳤다.

행정자치부는 성과연봉제 조기 도입을 유도하고자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가점과 평가급을 월급의 최대 50%까지 추가로 주는 유인책과 함께, 연내에 도입하지 않으면 경영평가 때 감점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때 감점 등을 줄 수는 있겠지만, 서울시 산하 공기업이 노사 합의에 의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고집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합의안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노사 합의로 결정한 것에 반발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도입 여부를 노사 합의로 결정한다는 합의문이 도입하지 않을 여지를 둔 것이라면 정부 방침에 반하는 것으로 불이익 제도를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자부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도입하지 않으면 내년 총인건비 인상률의 75%만 인상되며 이 비율은 10월 말 50%, 11월 말 25%, 12월 말 0% 등으로 차등 적용돼 연내 도입하지 않으면 내년 인건비는 동결된다.

아울러 연내 미도입 기관은 내년 경영평가에 3점 감점돼 조기 도입한 기관과 점수 차가 벌어져 경영평가 등급이 1∼2등급 낮아짐에 따라 평가성과급이 대폭 줄어든다.

반면 노동계는 서울 지하철 노사 합의안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백성곤 대변인은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라며 "다른 공공기관도 이를 본받아 노사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성과연봉제 도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 유재석, 못 받은 방송 출연료 6억 떼일 위기…2심도 패소
☞ 공소시효 착각…제 발로 귀국 살인범 징역 22년
☞ "180㎝ 이상 유학파 훈남 구인" 女CEO, 연봉 1억6천 제시
☞ 클래지콰이 호란 음주운전으로 환경미화원 부상…"방송중단"
☞ 동전으로 수평 맞춘 국보 석탑…"대학박물관 관리부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