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1위 은행 '도이체방크' 흔들..메르켈, 지원요청 외면(종합)

김경민 2016. 9. 29. 07: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흔들리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시작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영업환경 악화에 벌금 폭탄까지

도이체방크에 대한 불안감은 독일 정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에 더욱 증폭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하고 나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도이체방크는 독일 은행과 금융조직의 일부분”이라면서 “모든 기업이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지원 여부에 대한 질문에 원론적인 수준의 답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도이체방크는 마이너스 금리로 영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벌금 폭탄까지 부과되며 곤경에 처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전 미국에서 주택모기지담보증권(RMBS)을 불완전판매 한 혐의로 미 법무부는 도이체방크에 140억달러(약 15조3000억원) 규모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도이체방크가 관련한 충당금으로 쌓아둔 돈은 60억유로(약 7조3000억원)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러시아 돈세탁 가담 혐의로도 조사를 받는 중인만큼 각종 일회성 비용 증가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도이체방크는 68억유로 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주가도 힘없이 고꾸라지고 있다. 이날 주가는 주당 10.55유로를 기록하며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 벌금 감당할 수 있을까

금융시장의 관심사는 당장 눈앞에 닥친 140억달러 규모의 벌금을 도이체방크가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만약 도이체방크가 이를 버텨내지 못하고 쓰러진다면, 유럽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벌금을 마련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작년 말 기준 현재 자산규모는 1조8000억유로에 달한다. 자산 기준 독일에서는 1위, 유럽에서는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HSBC홀딩스에 이어 4번째 규모다.

또 독일 정부가 최대 은행의 위기에 마냥 손 놓고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크리스토퍼 휠러 애틀랜틱증권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도이체방크의 매각 가능한 자산 규모는 2500억유로 규모로 벌금에 무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또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구제금융 없이 살아남은 도이체방크가 쓰러지는 것을 독일 정부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모기지와 관련해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130억달러와 166억달러의 벌금을 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50억6000만달러로 합의한 상태다.

김경민 (min07@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