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대박' '쩐다'.. 정부 공인 웹사전에 등록될 듯

김고금평 기자 2016. 9. 28. 14: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10월5일 참여형 웹사전 '우리말샘' 등 3종 12개 사전 개통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국립국어원, 10월5일 참여형 웹사전 ‘우리말샘’ 등 3종 12개 사전 개통]

'우리말샘' 홈페이지 예시 화면. /사진제공=국립국어원

'헐', '대박', '쩐다' 같은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신조어도 정부가 공인하는 우리말 사전에 등재될 예정이다.

국립국어원(송철의 원장)이 오는 10월 5일 개통하는 참여형 웹사전 ‘우리말샘’에 시대와 함께 사는 현재 우리말을 열린 시각으로 수용키로 했다. ‘우리말샘’은 전 국민의 참여로 한국어 지식을 집대성하고 사회·언어 변화를 지속해서 반영하는 ‘진화하는 사전’이다.

국립국어원은 개통 당일 ‘우리말샘’(개방형 국어사전)과 함께 ‘한국어기초사전’,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10개 언어) 등 3종 12개 사전을 선보인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2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우리말샘’은 기존 ‘표준국어대사전’ 50만 어휘에 새로 구축한 일상어, 지역어, 전문용어 등 50만 어휘가 더해져 총 100만 어휘가 수록된다. 단어의 뜻풀이는 물론이고 예문, 어휘의 역사정보, 규범 정보, 다중 매체 자료(삽화, 사진, 동영상 등) 등 다양한 지식과 문화도 삽입된다.

다른 사전과 구별되는 차별점은 사전에 누구나 정보를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참여형 도구라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작업을 시작한 이 사전에 수록된 가장 최신 실생활 단어는 ‘식감’, ‘팬덤’, ‘K팝’ 등 정도지만 앞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단어를 제안해 직접 사전에 등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첨삭 정보는 표현·표기 감수를 거쳐 ‘참여자 제안 정보’로 표시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 감수 절차를 거치면 등록된다. 이 결과물은 다른 사용자에 의해 다시 수정될 수 있다.

‘한국어기초사전’과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은 한류 확산의 새로운 동력을 위해 외국인 학습자에 맞춘 사전이다. 한국어기초사전에는 5만 어휘를 수록해 뜻풀이와 일상생활 예문을 제공한다.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은 베트남어, 스페인어, 아랍어, 영어 등 10개 언어로 한국어기초사전을 번역한 이중 언어화 사전으로, 학습자의 언어문화를 고려해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3종 사전은 누구나 자기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을 개방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식의 내려받기 기능을 제공하고, 사전 자료 개발지원(Open API)도 계획 중이다.

'한국어 기초사전' 홈페이지 첫화면. /사진제공=국립국어원

28일 베타 버전으로 미리 써본 ‘우리말샘’은 ‘표준국어대사전’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며 시대의 말을 적극 수용하는 개방성이 돋보였다. 우리말샘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일반어 17만 개에 생활용어 7만 5000개 추가됐고, 정리가 안 된 표준어에 상응하는 방언들이 모두 수록돼 우리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용어도 표준국어대사전 22만 개에 35만 개가 추가돼 신조어에 쉽게 대응했다.

다만 검색창에서 ‘미역’ 같은 단어를 쓰면 가장 널리 알려진 바다 해초류의 의미가 아닌 냇물에서 몸을 담그는 행위의 의미가 먼저 나와 외국인 학습자에게 상용성의 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 측은 “사전 편찬 원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배열한 면이 있는데, 사용자 중심의 단어 배열을 다시 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수정 견해를 밝혔다.

참여형 사전이지만, 등재 단어의 제약 조건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과도한 비속어나 욕설, 특정 개인·단체를 비난하거나 찬양하는 말 등의 등록은 제한돼 있는데, 그 제한의 범위와 기준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송철의 국립국어원 원장은 “완벽히 구축된 시스템은 아니지만, 비표준어도 우리 유산이라는 시대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란 점에서 사전의 제약과 한계를 극복했다”며 “사전 정보의 개방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통과 문화 축적의 기재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