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들 죽여놓고" 최세용 일당 피해자 어머니의 절규
(부산ㆍ경남=뉴스1) 김항주 기자 = 27일 오후 부산지방법원 301호 대법정에서 '필리핀 살인기업' 최세용 일당에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어머니가 "우리나라 법은 도대체 누굴 위한 법인가"라고 절규했다.
이날 부산지법 대법정에는 2011년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난 뒤 3년만에 유골로 발견된 H씨를 살해한 범인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랐던 H씨의 어머니 눈물이 법정을 적셨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부장판사 유창훈)의 심리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강도살인 등으로 기소된 김성곤(44)과 A씨(23)의 결심 공판 일정이 정해지는 순간 이들에게 살해당한 H씨의 어머니가 "니가 했잖아.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저런 놈 춥다고 긴팔 입혀놨네"라며 "아들 잃고, 남편 잃고 이렇게 억울한 심정 어디에 하소연하냐"고 통곡했다.
법정 경위들이 급하게 달려와 H씨의 어머니를 제지했지만 차마 법정 밖으로 끌어내지 못했다.
재판부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고, 재판 참여관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서면으로 재판부에 제출하세요"라고 H씨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에 H씨의 어머니는 "나같이 무식한 사람은 뭘 안다고 글로 써서 제출하겠냐"고 답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강도치사,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 받은 최세용(50)과 일당 중 1명인 A씨의 진술이 갑자기 상반되면서부터 '범인이 없었던 H씨 죽음'의 실체가 드러난 사안이다.
그동안 최세용과 김성곤 등은 H씨의 죽음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수감 중이던 A씨가 이전 진술을 뒤엎는 자백을 하면서 필리핀 현지에서 H씨 등 2명의 피해자 시신이 발굴됐고 부산지방검찰청은 이에 따라 최세용과 김성곤, A씨, 또 다른 공범 B씨(45)에게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추가기소했다.
최세용, K씨(사망), 김성곤 등은 2007년 경기 안양의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1억8000여만원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달아난 혐의(강도살인 등)다.
이후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필리핀을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납치·감금하고 권총 등으로 위협해 5억원 상당의 금액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도치상)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김성곤 측 변호인이 증인으로 나온 A씨에게 종전의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물었고, 이에 A씨는 "H씨의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했고, 죄책감 때문에 너무 괴로워 자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결심 공판은 10월 14일 열린다.
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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