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만 뚫으면.." 외국산 스마트폰 몰려온다

박순찬 기자 입력 2016. 9. 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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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 '삼성의 안방'이란 상징성에 제품에 대한 자신감까지 붙으며하반기 잇따라 신제품 상륙시켜 일단 중저가폰으로 젊은층 공략 삼성·LG가 시장 80%이상 장악 "찻잔 속 태풍 그칠 것" 전망도

외국산 스마트폰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이르면 10월쯤 한국에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7' 외에도 중국 1위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일본 소니,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캐나다 블랙베리 등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삼성전자·LG전자가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도 아이폰급이 아니면 외산폰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외국 브랜드가 공략을 멈추지 않는 것은 작지 않은 시장 규모와 함께 글로벌 강자인 삼성전자의 안방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자신들의 제품으로도 한 단계 소비 수준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 적극 공략하는 화웨이

가장 무섭게 달려드는 것은 중국의 화웨이다. 화웨이는 29일 LG유플러스와 손잡고 20만원대 스마트폰인 'H'를 출시했다. 5.5인치 화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 등 준수한 성능을 갖추고도 가격은 24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셀카를 좋아하는 젊은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해 민얼굴을 가상으로 화장해주는 '메이크업 기능'도 적용했다. 이달 1일에는 KT 전용 모델로 30만원대 '비와이(Be Y)'폰을 내놓는 등 최근 한 달 새에만 20만~30만원대 저가폰을 두 개나 쏟아냈다.

화웨이는 삼성·애플에 이은 세계 3위 스마트폰 브랜드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중저가폰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존 파트너인 KT, LG유플러스는 물론 통신 시장의 50%를 차지한 SK텔레콤을 통해서도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소니와 블랙베리는 통신사와 별도의 유통 계약을 맺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폰만 별도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아직은 마니아층을 겨냥한 수준이다. 소니는 올 7월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를 출시했고 다음 주에는 최신 제품인 '엑스페리아XZ'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두 제품 모두 70만원대의 프리미엄 제품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소니의 카메라, 오디오 기술이 집약된 허브(hub)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며 "소니의 브랜드와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마니아층을 위해 프리미엄 위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블랙베리 역시 자체 운영체제(OS)를 버리고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프리브' 폰으로 3년 만에 한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 상태다.

외산폰들이 작년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도 공세(攻勢)가 강화되는 요인이다. 작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출시했던 일명 '설현폰'과 '쯔위폰'은 모두 중국산이었다. 설현폰은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가 공동 기획했지만 실제 제조는 아이폰 제조업체인 중국 폭스콘이 맡았다.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쯔위폰 역시 화웨이의 제품이다.

'외산폰 무덤', 한국서 통할까

하지만 외산폰이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화웨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해온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의 중저가폰은 타깃이 중장년층에 가깝지만 화웨이 제품은 젊은 층이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며 "외산폰으로 중저가 라인을 보강하는 것은 신규 고객 유치는 물론 기존 고객까지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은 여전히 프리미엄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삼성·LG 등 국내 제조사의 입김 역시 세기 때문이다. 이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통신 3사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외국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폰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싶어 하는 통신사의 니즈(needs)와 맞물려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구색 갖추기용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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