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 물러나든 내가 죽든 둘 중의 하나"

황대진 기자 2016. 9. 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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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이틀째 이정현 대표 인터뷰 丁의장 "맨입" 발언듣고 절망감 이건 巨惡이자 큰 부조리.. 성명·논평만으론 바로잡지 못해 지금 야당 하는짓은 범죄행위.. 난 밀실서 거래하는 사람 아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7일 "정세균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전날부터 단식 중인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 농성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거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성경책을 옆에 끼고 단호한 어조로 답변했다. 그는 "어제 집에 못 들어갔다"며 구멍 난 양말을 신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단식 24시간이 넘었다. 몸 상태는?

"어지럽다. 단식은 처음이어서…."

―단식 결심은 언제 했나.

"사실 생각지도 않았다. 25일 밤 의원총회를 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맨입으로는 안 되지'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보는 순간 절망감을 느꼈다. 국회의장은 여야의 중간 지대에서 조정과 타협을 이끌어내는 고매한 자리다. 그런데 정 의장은 9월 1일 개회사에서 (사드 반대 논란 등으로) 이를 사정없이 깼고, 이번에도 '맨입' 이야기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부대표들이나 할 소리다. 협상하다가 안 되면 '맨입으로'라고 하는 거지…."

―정 의장 측은 협의를 했다고 한다.

"우리 당과 의견 교환이 전혀 없었다. 국회 직원이 종이 한 장 들고 와서 주려다 말고 간 것도 의견 교환인가. 앞으로 2년 내내 이런 짓을 하지 않겠나. 이것은 거악(巨惡)이다. 큰 부조리다. 태풍처럼 큰 바람이 불어와서 엎지 않으면 바로잡을 수가 없다. 정상적으로 성명·논평 내고 이걸 어떻게 바로잡겠나. 이건 내가 죽든지, 바로잡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고 할복할 순 없는 문제고 해서 단식을 하게 됐다."

―그래도 집권당 대표가 너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아닌지,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다.

"이것을 비상수단으로 제재하지 않으면 우리 정치사에 두고두고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다. 야당이 지금 하는 짓은 다수의 횡포를 넘어 범죄행위다. 직무 수행 중에 생긴 일도 아니고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의혹, 그것도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의혹만 갖고 그렇게 하면 다음 장관, 또 다음 장관도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 그리고 이건 대통령을 쓰러뜨리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식물대통령을 만들어서 정권교체로 끌고 가려는 치밀한 전략이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이 그렇게 부당한가.

"한 인간을 이보다 더 억울하게 만들 수 있느냐. 야당은 6.7%로 대출받은 것을 1.4%로 받았다고 언론과 국민을 속였다. 9억 아파트에 7억 근저당 설정된 아파트를 1억 9000만원에 전세 산 게 황제 전세냐. 부모가 이혼해서 새어머니 밑에서 8세 때부터 자란 가슴 아픈 가정사를 들춰내고 천하의 불효자로 몰아서 이걸 해임 사유로 하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

―과거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장관들은 모두 물러났다.

"5명이 물러났는데 모두가 재임 중 업무 수행에 대한 책임이었다. 김재수 장관은 재임 중 일도 아니고 사실도 아닌 일을 갖고 대통령이 해임시키란 말이냐."

이 대목에서 새누리당 김성태·황영철·주광덕 의원 등이 농성장에 들어왔다. 이들은 이날 국감 참여 의사를 밝힌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설득해 국방위 개최를 막고 오는 길이었다.

―김 국방위원장처럼 당내에는 국감 참여 의견도 있다.

"모든 조직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또 그 사람들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런데 지금 역지사지해서 국회가 시민단체나 행정부로부터 국감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해임결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야당은 엄청 망신을 당할 거다.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행정부에 대고 질의하고 삿대질하느냐."

―이 대표는 2014년 대정부질문 때는 '무노동 무임금'을 거론하며 의원들의 단식을 비판했었다.

"우리가 지금 일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정치는 행정과는 다르다. 이 자체가 정치행위다. 이게 어떻게 무노동 무임금이냐. 거야(巨野)의 횡포를 바로잡고 의회주의가 의장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바로잡는 게 어떻게 무노동인가."

―정 의장은 쉽게 사퇴 안할 듯 하다.

"나는 밀실에서 거래하는 사람 아니다. 장난이나 쇼로 단식 시작한 것도 아니다."

―정국을 풀 해법은 있나.

"없다. 정세균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라도 했나.

"대통령하고의 일은 극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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