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미르·K스포츠 국감' 쟁점으로 떠오르다

2016. 9. 2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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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르 이사장·사무총장·팀장 모두 차은택이 추천”
노웅래 의원, 재단 관계자 녹음 공개

“이사장님, 사무총장님, 각급 팀장들까지 (미르재단에) 전부 차은택 단장 추천으로 들어온 건 맞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 관계자의 녹음 내용을 공개하면서,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 감독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르재단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만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어떤 경로로 차 감독이 이 재단에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밝혀야 할 부분이다. 손혜원 더민주 의원은 미르재단을 넘어 박근혜 정부 들어 정부·공공기관과 광고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차 감독의 영향력을 ‘차은택 게이트’로 규정하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겨레> 취재와 이날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발언을 종합하면, 미르재단 창립 때 이사 7명 가운데 이사장을 포함해 최소한 3명의 이사들이 차 감독과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다. 김형수 전 이사장은 자신이 학장으로 있는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차 감독이 다니기 시작하며 스승과 제자 관계를 맺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이사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차 감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차 감독과의 인연으로 미르재단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노 의원의 이날 녹음 공개로 이러한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미르재단 안에서 상임이사 역할을 맡았던 이한선 에이치에스(HS)애드 국장 역시 광고회사 담당자와 광고제작업체 대표 사이로 차 감독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인 장순각 전 이사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차 감독과) 예전부터 사적으로 알던 관계”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최근 미르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1년 임기인 미르재단의 이사 7명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이는 지난 7월 미르재단 문제가 언론을 통해 불거진 뒤 뒤늦게 선임된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뿐이다. 미르재단에 대한 언론의 문제 제기 이후 ‘차은택의 사람들’도 대폭 물갈이된 셈이다.

27일 오후 국회 교문위 회의실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의원이 차은택 씨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날 손혜원 의원은 “차 감독은 2014년 갑자기 등장한 뒤 문화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와 감독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스승과 제자 사이로 차 감독과 만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정부·공공기관장 임명 사례들을 언급했다. 지난해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발탁된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와도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손 의원은 “(차 감독이)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을 문화 관련 부서에 넣고, (권력을 활용해) 광고업계의 시장질서까지 흔들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 막강해진 차 감독의 영향력을 ‘차은택 게이트’로 규정하기도 했다.

차 감독은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그가 기획한 행사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등장해 문화계 최고 실력자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1급 고위공무원인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발탁되며 이목을 끌었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던 차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지난 5월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프리카픽쳐스 사무실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한겨레>는 미르재단 관련 의혹에 대한 차 감독의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한 달 동안 이메일과 메신저, 전화 등 여러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방준호 엄지원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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