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뚫지 못하는 이유 있었네

최만수/이현진 입력 2016. 9. 27. 19:15 수정 2016. 9. 28.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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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석달새 7조원 매도 공세..삼성·LG그룹주 집중 타깃 코스피 2000선 넘어서자 주식형 펀드 환매 물량 급증 이달에만 삼성전자 7939억 매도..증시 상승 분위기에 '찬물' 채권형 펀드 자금 쏠림 완화..연말께 기관 매수로 돌아설 듯

[ 최만수/이현진 기자 ] 올 하반기 들어서만 7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기관투자가가 언제쯤 주식시장에 돌아올지에 증권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기관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2100)을 뚫지 못하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뒤 주식형펀드 환매 압력이 거세졌고, 기관 매도세가 지수에 영향을 많이 주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되면서 기관 움직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채권형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연말부터 기관이 주식시장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 기관 순매수 14거래일 그쳐

27일 코스피지수는 15.71포인트(0.77%) 오른 2062.82를 기록했다.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49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약 한 달 만에 지수 2060선 회복을 주도했다. 기관이 20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한 것도 지난달 25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이날 오름세는 기관이 주도했지만 짧게는 7월 이후, 길게 보면 올 3월 이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기관이었다. 7월 이후 하반기 상승장에서 기관의 누적 순매도액은 6조5108억원에 달한다. 석 달간 순매수한 날은 14거래일에 그쳤다. 3월 이후로는 12조282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기관이 증시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축소와 관계가 깊다. 코스피지수 2000선 이상 구간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주문이 이어지면 기관은 매도 물량을 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식형펀드 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한 3월부터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선 점도 이 같은 시각을 방증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형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69조2270억원에서 지난 23일 기준 63조6332억원으로 6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는 11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코스피지수 2000선 이상에서 환매를 반복하는 투자자들의 행태와 주식시장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것이 펀드 시장 축소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식형펀드가 채권형펀드보다 투자위험도는 높으면서 수익률이 낮은 것도 투자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1년간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2.18%지만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1.61%에 그쳤다. 주식형펀드는 투자위험도가 커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것이 실제 수익률과 차이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실망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당시즌 앞두고 기관 복귀 가능성

기관의 매도 공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종목은 삼성전자다. 기관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7939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실적개선 기대와 자사주 매입 효과에 힘입어 한 단계 ‘도약’했던 성과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와 함께 기관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주와 LG화학 LG전자 등 LG그룹주를 1000억원 가까이 집중 매도했다. 대형주가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쉽다는 수급상 이유와 일부 종목이 고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차익실현을 겸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힌 점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기관의 수급환경이 변화될 조짐이 있다고 전망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금리가 낮고 부동산 자금 유입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있는 것도 기관의 복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기관 행보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부터 신흥국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통상 국내 자금 동향은 주요 신흥국에 3~6개월 후행해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최만수/이현진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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