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옥 따옥 따옥' 소리 다시 듣는다

이동렬 2016. 9. 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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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복원센터, 9년 만에 일반공개 앞두고 손님맞이 분주

20마리 하루 4차례 공개… 내년 9, 10월쯤 자연방사 계획도

따오기 복원사업이 9년간의 노력 끝에 개체수가 171마리로 늘어났다. 내년 우포늪에 방사하기 앞서 다음달 4일 일반공개를 앞둔 따오기들이 복원센터 야생적응 방사장에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왕태석 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1979년 판문점 근처에서 마지막 발견된 뒤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동요 속 따오기(천연기념물 제198호ㆍ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를 37년 만에 일반인들이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암수 한 쌍을 들여온 뒤 복원사업을 통해 현재 171마리로 늘어난 따오기를 다음달 4일부터 일반에 공개키로 했다. 도와 군이 복원사업을 사업을 벌인 지 9년 만이다.

2008년 10월 17일 특수 제작된 상자에 실려 중국 시안(西安)공항에서 전세기 편으로 부산김해공항으로 들어와 무진동 특수차량을 동원하는 등 ‘국빈대우’를 받으며 창녕군 유어면 둔터마을 복원센터에 신방을 차린 ‘따오기 부부’는 9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가족을 171마리로 늘렸다.

27일 일반인 공개를 일주일 앞두고 찾은 따오기복원센터는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했다. 지난 22일부터 2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따오기 케이지 주변 잡목과 잡초를 제거하고 안내판과 신발 소독판 설치 등의 작업을 이어왔다.

한 켠에서는 센터 직원들이 관람객을 맞을 관람케이지 속 따오기의 건강상태를 챙기기에 여념 없었다. 바닥에 흙을 깔고 나무를 심어 횃대를 만드는 등 자연상태와 유사한 환경으로 꾸민 관람케이지는 지난 1일부터 11마리의 따오기를 들여 적응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2008년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 개장 이후 줄곧 따오기를 돌보고 있는 창녕군 소속 이성봉 따오기복원센터 따오기 담당.

2008년 복원센터 가동부터 줄곧 센터를 지키고 있는 이성봉(48) 따오기담당과 따오기야생방사담당 김성진(39) 박사는 그 동안 어미 새 마음으로 한결같이 따오기를 보살펴왔다.

김 박사를 포함한 8명의 복원센터 직원들은 매일 일출 전 잠에서 깨 케이지에서 날갯짓으로 일과를 시작하는 따오기와 하루를 꼬박 같이한다.

오전 9시 소고기와 밀, 콩 등을 배합한 인공사료로 아침식사를 주고, 오후 2시에는 미꾸라지를 점심식사로 제공한다. 또 케이지 속 따오기 목욕탕인 수조 청소와 소독 등 해질녘 따오기가 횃대에 올라 잠자리에 들기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야간에는 혹시 있을 지 모를 멧돼지나 족제비 등의 침범을 막기 위해 교대로 불침번을 서며 복원센터를 지키고 있다.

센터 측은 적응훈련에 들어간 11마리를 포함해 총 20마리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따오기 관람은 지난 26일부터 창녕군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받고 있으며, 오전 10시와 10시 30분, 오후 2시와 2시 30분 등 하루 4차례에 걸쳐 회당 50명씩 인원을 제한하지만 관람료는 없다.

복원사업 9년 만에 171마리로 증식을 성공한 것을 두고 우리보다 앞서 복원 경험이 있는 일본과 중국 측은 성공적인 복원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2008년 번식케이지 9칸으로 따오기 복원에 들어간 센터 측은 2011년 케이지를 29칸으로 증축하고 연구관리동과 관람케이지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연방사를 대비한 야생적응방사장을 준공하는 등 명실상부한 ‘따오기센터’의 면모를 갖춰왔다.

2013년과 2014년 인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을 땐 인근 장마면에 따오기분산센터를 마련, 따오기를 옮기는 등 총력 방역작전으로 따오기를 지켜냈으며, 2010년 2마리의 새끼가 태어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7마리, 2012년 4마리, 2013년 8마리, 2014년 29마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38마리의 새끼가 부화에 성공하는 등 빠르게 증식했다.

2014년과 지난해 따오기 식구가 크게 늘어난 것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1부1처제’인 따오기의 성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 ‘따오기 보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수컷 2마리를 추가로 들여 왔기 때문이다.

도와 군은 내년 9, 10월쯤 환경부와 협의해 20여마리의 따오기를 우포늪에 풀어 놓을 계획이다. 발목에 인식표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칩을 심어 모니터링은 계속할 생각이다. 자연으로 돌아갈 따오기들은 3개월 전 야생 방사장에서 적응훈련에 들어간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따오기 일반 공개를 계기로 생태계 보고인 우포늪과 우포늪생태관, 따오기복원센터를 연계한 세계적 생태관광지 창녕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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