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되는 광물자원, 1km 소행성서 캔다

박건형 기자 입력 2016. 9. 27. 03:09 수정 2016. 9. 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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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우주 광산 개발 준비 박차]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 100만~200만개 몰려 있어 10%는 광산 개발 가능한 M형 日은 소행성서 샘플 채취 성공.. 실리콘밸리 거부들도 투자 관심 - 기술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 소행성 표면에 거주지 만들고 장시간 작업 가능한 우주복 필요

한때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우주보안관 장고'는 과거 미국 서부에서 금광 채굴권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던 것처럼 언젠가 우주에서도 싸움이 재현될 것이라는 상상을 담았다. 실제로 세계 각국과 민간 개발 업체들이 우주 광산(鑛山)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우주의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한 나라도 있다. 장고의 주무대였던 '별나라 뉴텍사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자원 고갈 문제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

사전적 의미의 광산은 '유용(有用)한 광물을 캐어내는 산'이다. 철이나 석탄이 대표적이고 금이나 은, 다이아몬드도 광산에서 나온다. 하지만 지구 상에서 캐낼 수 있는 광물은 한계가 있다. 금과 다이아몬드가 비싼 것도 생산량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리듐·팔라듐 같은 희귀 금속도 자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우주 광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1967년 유엔(UN)은 우주 조약을 통해 지구 밖에 있는 천체는 어느 국가도 소유할 수 없도록 했지만 탐사와 과학 연구는 누구나 가능하도록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소행성 '베누'에 무인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를 보냈다. 오시리스-렉스는 우주 광산 개발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베누 표면의 토양을 2㎏가량 담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다음 단계로는 오는 2021년 우주탐사선을 발사해, 작은 소행성을 그물로 포획해 지구와 달 사이 궤도에 묶어두고 본격적으로 광산 개발 연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해 돌아온 경험이 있다.

외계 행성은 너무 멀리 있어 현재 기술로는 갈 수 없고, 혜성도 가스와 먼지가 대부분이다. 결국 우주 광산 사업의 가장 강력한 후보는 태양계 내에 있는 수많은 소행성이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소행성 중 9000여개에 얼음이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얼음은 물이나 가스가 얼어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여기서 물과 연료를 얻을 수 있다. 지구에서 많은 양의 물과 연료를 우주선에 싣고 가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조달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NASA에 따르면 지름 500m 정도의 소행성에서 대형 유조선 80개를 채울 만큼의 물과 연료를 얻을 수 있다.

본격적인 우주 광산 개발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벨트'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소행성 벨트에는 지름 1㎞가 넘는 소행성이 100만~200만 개 몰려 있다. 이 중 10%는 광산 개발이 가능한 M형 소행성이다. M형 소행성은 철 성분이 풍부하다. 태양빛을 비추면 10% 정도만 반사하기 때문에 쉽게 식별이 가능하다. 철 이외에도 니켈·마그네슘·규소·금·백금·이리듐·팔라듐 등 다양한 자원이 있다. 소행성 전체가 광산 자체인 것이다.

실리콘밸리 거부들도 투자

민간 기업들도 우주 광산 사업에 적극적이다. 미국 벤처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는 2020년 소행성에 탐사선 '프로스펙터'를 보내 사전조사를 시작한다. 실제로 광물을 캘 수 있는 소행성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이다. 실리콘밸리의 거부들도 관심이 많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밋 이사장,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등도 우주 광산 벤처인 플래니터리 리소시스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인탐사선을 보내 채취할 수 있는 광물에는 한계가 있다. 탐사선에 다양한 채굴·탐지 장비를 실을 수 없기 때문에 무인탐사선은 미리 프로그램된 작업만 수행할 수 있다. 결국 우주인이 직접 가서 채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행성 표면에 거주지를 만들거나 우주에서 장시간 작업할 수 있는 우주복을 만드는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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