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非로밍' 年700만 출국자 안전대책 필요

2016. 9. 2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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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때 현지 유심 쓰면 테러 등 비상연락 못받아외교부, 지진등 긴급 상황 발생하면 기존 전화번호-문자로 연락 취해위치추적도 안돼 소재불명 상태로.. 정부, 모바일메신저 등 대안 추진

[동아일보]
 7월 14일 86명이 숨진 프랑스 니스 테러가 발생했을 때 외교부는 해외 체류 국민의 안전 여부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10여 명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SMS)로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할 수 없었다. 이들은 국내 통신사의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고 현지 통신사의 유심(USIM·가입자인증식별모듈)을 쓰거나 무료 와이파이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메신저로 국내와 연락하고 있었다. 외교부의 재외국민 안전 확인 연락 체계는 로밍을 해야만 가능해 이들의 안부를 체크할 수 없었다.

 연간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이 올해 처음 2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로밍 없이 출국한 사람은 전체의 35.7%(700만 명)에 달했다. 해외에서 갑작스러운 테러나 재난을 당했을 때 정부가 안전 여부를 파악할 수 없는 인원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해외안전여행’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인터넷 모바일서비스 확충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전화 가입자 중 로밍 이용자는 2013년보다 20% 증가한 1258만 명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로밍 출국자는 47%가 늘었다.

 로밍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 현지 유심을 사서 쓰거나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하루 1만 원의 로밍 비용보다 저렴하게 각종 모바일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8월 일본 홋카이도에서 5일간의 휴가를 보내며 1만5000원짜리 현지 유심을 쓴 정혜선 씨(34·여)는 “하루치 로밍 요금으로 최대 8일간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2GB(기가바이트)를 사용했다. 모바일메신저로 메시지와 음성통화가 가능해 편리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 통계에서도 ‘유럽 유심’ ‘일본 유심’ ‘해외 유심’에 대한 검색어 유입량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었다. 로밍보다 저렴한 통신 방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휴대전화의 유심은 신분 식별 수단으로 현지 유심을 사서 사용하면 비상상황 시 국내 망으론 해당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휴대전화가 꺼진 상황이 돼 기존번호를 이용한 전화와 SMS가 불가능하다. 외교부는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비상 시 해당 지역에서 로밍 중인 재외국민 위치를 파악해 전화와 SMS로만 안전정보를 보내고 있다. 비로밍 출국자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이유다.

 현재 비로밍 출국자가 해외에서 휴대전화로 안전정보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외교부가 2011년 개발한 해외안전여행 앱을 설치하거나 수시로 인터넷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앱 설치 건수는 5년간 46만 회에 그치고 있어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교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 방글라데시와 벨기에, 터키 등에서 테러와 소요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비로밍 출국자와 연락이 어려웠다.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정보를 제공하려 하지만 위급상황에서는 신속하게 연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로밍을 안 하더라도 인터넷망에만 들어오면 연락이 가능한 모바일 메신저 같은 다양한 대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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