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아이들 대상인데..디즈니 만화 속 차별?
■윤수영 앵커 > 전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두고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디즈니가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을 심어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건데요. 디즈니 만화 속에 담겨 있는 차별 문화, 알아봅니다.
이재석 기자.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된 건, 어린이들이 입는 의상이었다고요.
○이재석 기자 > 지금 보고 계신 의상이 바로 문제가 된 의상입니다. 어린이 모델이 입고 있죠. 디즈니 홈페이지에서 우리 돈 2만 원 정도에 팔던 옷인데, 어떻습니까.
검게 그을린 피부색이고 온몸에 문신을 하고 있죠. 나뭇잎으로 만든 하의에, 동물 뼈로 된 목걸이입니다.
이 의상은 위의 만화 캐릭터(오른쪽)를 흉내 낸 옷입니다. 11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 신작 만화영화 '모아나'에 나오는 남자 캐릭터인데, 디즈니가 사전에 어린이용 의상을 판매한 거죠.
그런데 이 의상이 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남태평양 원주민, 그러니까 '폴리네시아인'이라고도 하는데, 이들을 좀 희화화한 거 아니냐, 또 만약 백인이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흑인 흉내를 내면 그 자체가 결례이자 인종차별의 성격이 있듯이, 이렇게 소수인종을 흉내내는 행위 자체에 인종차별의 코드가 있다는 겁니다.
■윤수영 앵커 > 그래서 디즈니가 의상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죠?
○이재석 기자 > 네, 비판이 잇따르다 보니 디즈니가 지난주에 의상을 더 이상 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만화 속 캐릭터 자체도 사실 논란이 좀 있었습니다.
캐릭터 이름이 '마우이'인데, '마우이'는 남태평양 신화 속 인물입니다. 태평양에 가라앉아 있던 섬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매우 강인한 신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는데, 만화에선 좀 익살스럽고 뚱뚱한 이미지로 그려졌거든요.
그래서 비판이 있었습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라는 반론도 있었죠.
■윤수영 앵커 > 소수 인종을 다루는 게 그만큼 민감한 문제인데, 사실 디즈니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물론 만화라는 게 어느 정도의 단순화는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논란이 반복돼 왔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1992년 나왔던 '알라딘'이라는 만화죠. 악당들은 전형적인 아랍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주인공 남녀만큼은, 피부색이 어둡다는 것 말고는 얼굴 생김새가 백인과 유사하고, 남성 주인공은 수염도 없고, 말투도 아주 매끈한 영어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라이온 킹'에서도 사자왕은 영국식 억양, 다른 사자들은 미국식 억양을 쓰는데, 악역으로 나오는 하이에나들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같은 소수인종 억양을 쓰는 걸로 묘사돼서 차별 논란이 있었습니다.
■윤수영 앵커 > 그렇군요. 물론 성인들이 보는 일반 영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인종차별의 코드가 있지만, 만화영화는 아이들이 보는 거니까 더 논란이 되는 거겠죠.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대학이 미취학 어린이 2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남자아이들은 87%, 여자아이들은 98%가 공주가 나오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디즈니 영화를 보면서 인종차별 말고도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갖게 된다든가, 또 수동적인 여성상을 내면화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디즈니도 최근에는 흑인 공주를 주인공으로 한다든가, '주토피아' 같은 작품에선 인종차별을 극복하는 주제의식을 담는 등 그런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미와 감동을 추구하면서도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고민은 계속돼야 하겠죠.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이재석기자 (jaes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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