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물러날 때까지.." 비대위 체제로 전환

이동현 입력 2016. 9. 26. 20:03 수정 2016. 9. 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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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의 초강경 투쟁 논란
이정현(오른쪽 첫 번째)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국회 대표실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지지방문을 온 정진석(두 번째) 의원의 손을 잡은 채 이야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사실상 대야 전면전을 선포한 새누리당은 26일 이정현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는 등 초강경 투쟁에 돌입했다. 최고위원회의를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위원장으로 강성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을 선임하며 전열정비도 마쳤다. 김무성 전 대표를 시작으로 소속 의원 전원이 참가하는 1인 릴레이 시위에도 착수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 없이는 회군(回軍)도 없다는 강경론 일색이어서 국회 파행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날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와 관련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이정현 대표가 최전선에 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하면서 협상을 통한 정국 정상화 가능성은 봉쇄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의원이 파괴한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당 지도부를 비대위 체제로 가동키로 했다.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위원장에,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향후 대응방향 등을 결정하는 추진본부장에 각각 선임됐다. 비대위에 친박계와 비박계 강성 인사들을 두루 포진시켜 화력을 극대화했다.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1인 릴레이 시위에도 김무성 전 대표가 첫 타자로 나서 힘을 보탰다. 김 전 대표는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한가운데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30분간 침묵 시위를 했다. 전날 비공개 의총에서 비박계를 중심으로 “여당이니까 원내에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국감 보이콧에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던 만큼, 대야 공세 전선에 계파간 온도 차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초강경 투쟁과 별개로 민생 챙기기라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하며 경색 국면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쌀값 ▦북핵 및 사드 ▦전기료 ▦물류.해운 ▦지진.원전 안전 대책 등 10대 민생과제와 관련한 릴레이 당정협의를 개최하는 등 민생 챙기기에도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민생 보이콧”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책무를 포기할 수 없다”며 “수시로 당정 협의를 개최하고 현장에 직접 의원들과 발걸음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대야 투쟁을 장기간 끌고 갈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정 의장의 사퇴를 관철해 낼 현실적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이정현 대표가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어려운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택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단식투쟁은 최후의 수단인데, 지금 정국이 집권 여당 대표가 단식을 할 정도로 엄중하냐”며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지도부가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감 보이콧이 길어지는 건 여야 모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여야가 일단 여론의 추위를 지켜본 뒤 해법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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